충청권 인구 규모 1·2·3위 도시
제과제빵의 도시 걸고 이색 경쟁
대전 세계적인 빵집 성심당 활약
청주 호떡·마카롱 등 디저트 성지
천안 호두과자 등 빵의도시 입소문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성심당의 도시 대전’, ‘디저트 성지 청주’, ‘빵의 도시 천안’. 충청권에서 인구규모 1·2·3위의 도시가 제과제빵 도시의 자존심을 걸고 경쟁하고 있다.

대전은 성심당의 원톱 활약, 청주는 인터넷 및 SNS를 통한 입소문, 천안은 관 주도의 마케팅이라는 특징을 가진 가운데 도시 이미지 제고, 관광객 유치 등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심당은 1956년 대전역 앞 작은 찐빵집으로 시작했다. 인터넷 상에서는 ‘군산 이성당’, ‘안동 맘모스제과’ 등과 함께 전국 3대 빵집으로 꼽히기도 한다. 역시 인터넷상에서 울산, 청주와 함께 3대 노잼도시로 불리는 대전에서 성심당은 제과점 이상의 위상을 갖고 있다. 매출액은 500여억원대로 중견기업급이지만 ‘기→승→전→성심당’이 대전 방문의 필수코스가 될 정도로 상징성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성심당은 이벤트성격의 단기 판매를 제외하곤 타 지역에 매장을 내지 않고 있다. 성심당의 빵을 먹으려면 대전, 하다못해 대전역을 방문해야 한다. 대전의 원도심인 대흥동에 위치한 성심당은 본점 외에도 여러개의 매장이 있어 성심당 거리를 형성했다. 성심당을 방문하는 고객들로 인해 원도심 재생에도 일조하고 있다. 또 성심당 출신의 파티셰들이 대전 곳곳에서 독립하면서 개성있는 작은 빵집들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때문에 대전에서는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고전하고 있다. 과거 ‘교육의 도시’였던 청주는 최근 들어 인터넷과 SNS를 중심으로 ‘디저트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5월 글로벌여행사이트 스카이스캐너가 내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호라이즌 리포트:여행의 귀환’에 따르면 청주는 가족·연인·그룹별 가고 싶은 도시에서 각각 4·4·3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 등으로 상대적으로 인파가 적고, 새로운 여행 경험을 추구하는 여행자가 많아지면서 기존 관광지가 아닌 지방도시의 인기가 높아진 것이라고 스카이스캐너는 설명했다.

사진을 중심으로 한 SNS가 활성화되면서 인터넷상에는 ‘청주로 디저트 투어를 다녀왔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디저트의 특성상 ‘비주얼’이 좋기 때문에 20~30대의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청주의 디저트는 절대 강자 없이 다양한 제품이 주목 받고 있다. 중앙공원 옆 쫄쫄이호떡집과 가성비왕으로 꼽히는 우리마트 케익으로 입소문이 시작된 청주는 개성있는 각양각색의 마카롱, 전국 최초로 개발된 수암골 풀문의 치즈빙수, 본정초콜릿, 청주오믈렛 등이 인기상품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빵을 도시마케팅으로 활용하는 도시는 천안이다. 천안시는 지난해 빵의 도시를 선포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으로 꼽히는 군산 이성당보다 11년 앞서 1934년 학화호두과자가 출범했다는게 천안시의 입장이다. 천안에는 천안을 대표하는 호도과자 가게만 56개가 있다. 또 뚜루쥬, 몽상가인 등 전국적인 경쟁력을 가진 유명한 빵집이 즐비하다. 천안시는 이 같은 유명 빵집들을 도시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빵의 도시’를 선언했다. 매년 10월 10일을 ‘천안 빵빵데이’로 운영한다. 지난해 첫 빵빵데이 행사에서는 빵지순례를 진행했다. 2021년 8월 24일부터 10월 1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한 결과 2329팀 6797명이 신청하기도 했다. 또 △감성빵집 △꼬망스케익 △듀팡과자점 △뚜쥬루돌가마전 △못난이꽈배기 △몽상가인㈜ △브레드보드 △수제빵연구소 △시바앙과자점 △주식회사 호도원본점 △지씨브레드 △천안당호두과자남천안점 △천안옛날호두과자본점 △할머니학화호두과자터미널본점을 천안시가 인증한 빵집인 ‘빵소’로 지정하고 홍보하고 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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