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밀집·철새 도래지 겹쳐

음성과 진천지역에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집중되고 있다. 오리농장 등이 밀집한 데다 철새가 몰리는 칠장천·미호천 등이 도래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AI는 2014년 1∼4월 음성·진천·청주에서, 지난해 2∼3월에는 음성·진천에서 발생했다. 모두 충북 중부권이다. 살처분 마릿수는 각각 180만 9000마리, 70만 9000마리에 달했다.

AI로 인한 피해가 매번 같은 곳에 집중되는 것은 이 지역에 도축장이 있고, 오리를 납품하는 계열화 농장이 대거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오리를 도축, 고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도축장이 1980∼1990년대 각각 들어서면서 오리를 납품하는 계열화 농장이 그 주변에 대거 들어서게 됐다는 것이 충북도의 분석이다.

통계상으로도 이들 업체 주변에 오리 사육 농가가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지난 달 기준 도내에서는 161개 농가가 149만 8000마리의 오리를 사육하고, 농가 수를 기준으로 할 때 음성에 47.8%(77개 농가), 진천에 29.8%(48개 농가)가 집중돼 있다. 진천·음성과 인접한 청주에도 13.7%(22개 농가)나 된다. 3곳을 더하면 도내 오리 사육농가 전체의 91.3%나 된다.

오리 농가가 많다 보니 AI가 발생할 때마다 이 지역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음성·진천·청주는 AI 바이러스의 주범으로 꼽히는 철새 도래지가 곳곳에 있다. 서해안 쪽 간척지나 도래지에 버금갈 정도로 철새가 많이 몰리는 미호천이 음성군과 진천군, 청주시를 관통해 흐른다. 백곡천, 보강천, 무심천 등의 지류가 미호천에서 합쳐진다. 경기 안성에서 발원해 진천·음성을 경유하는 칠장천도 철새가 몰려드는 하천으로 꼽힌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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