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궁합' 한번 보실래요"

▲ 개인의 정확한 몸 상태를 파악, 그에 맞는 운동법을 소개·지도하고 있는 송영민씨. /사진=김대환 기자
돈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과 같다.'

건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평소 건강함을 유지하기 보다는 이것을 잃고 때늦은 후회를 하는 우를 자주 범한다.여기 사람들의 이런 실수를 조금이나마 줄여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가 있다.

대전시 중구 건강생활실천센터의 송영민(35) 운동처방사.

송씨는 센터를 찾는 사람들의 정확한 몸 상태를 파악, 그에 맞는 운동법을 소개·지도하고 있다.20여 종의 기구를 이용해 근력과 지구력, 순발력 등의 기본체력은 물론 혈당과 혈관신축도 등을 측정한 결과를 토대로 맞춤형 운동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민들의 반응도 뜨겁다.

지난 8월 3일 개관한 이래 하루에 40∼50명이 꾸준히 이곳을 찾고 있다.운동 중 신체 적응력을 측정하는 운동부하검사의 경우는 이미 내년 3월까지 예약이 만료된 상태다.

"65세 이상 노인들과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을 우선으로 실시합니다. 이분들에겐 꾸준한 체력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일반인들은 측정과 함께 2주간 운동법을 지도합니다. 생각보다 운동기구를 자신에게 적합하도록 다룰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아 틀을 잡아주는 것입니다."

이런 노하우는 단지 이론이 아닌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난 것이기에 주민들은 더욱 믿음을 갖고 따른다.

송씨는 지금도 퇴근 후 하루 2시간을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에 할애한다.

남들에게 건강유지를 위한 조언자의 역할을 하면서 자신이 건강유지에 소홀하다는 것은 일종의 이율배반이기 때문이다.또 송씨가 실천센터 개관 전부터 이곳을 찾는 주민들과 일면식이 있던 것도 센터의 인기비결이다.

이학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대학 강의를 하며 운동생리학 실험실에서 연구에 몰두하던 그가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목원대 건강생활센터팀에 속해 있던 송씨는 중구민을 대상으로 운동처방에 대해 3년간 자원봉사를 실시했고, 이것이 인연이 돼 지금에 이르렀다.

송씨는 운동처방에 있어 언제나 강도와 빈도, 시간 세 가지 요소를 강조한다.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의욕이라기보다는 욕심만 앞서 무리한 강도로 운동을 하게 되면 오히려 건강을 망치는 지름길일뿐이라고 송씨는 말한다.

또 꾸준함에는 이길 장사가 없다는 말처럼 운동을 한 번 시작하면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달리기와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의 경우 1주일에 최소 4회, 근력 운동의 경우 1주일에 최소 2회는 실시해야 한다고 송씨는 덧붙였다.

송씨는 여기에 최소 30분 이상의 운동시간만 지켜준다면 누구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언젠가 79세 할머니의 운동능력을 측정하며 놀란 적이 있습니다. 자신 스스로 아직 젊다고 말씀하시던 그 분의 체력이 정말 좋았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 40대 남자분의 체력을 측정하고서는 더 놀랐습니다. 그 할머니보다도 체력이 약했으니 말이죠."

이처럼 자신의 건강상태는 그 사람이 살아온 모습을 그려내는 자화상이라고 송씨는 말한다.

욕심내지 않으며 꾸준히 자신을 관리해야만 건강한 모습이 나오므로 그 사람의 건강함을 보면 삶에 대한 자세까지도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송씨는 특별한 계획은 없다면서도 이곳의 터줏대감으로 자리잡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일도 좋지만 만성질환과 과체중 등 성인병이 아닌 생활습관병으로부터 주민들이 건강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웰빙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음식을 먹고 편한 마음을 갖는 것인데 이러기 위해서는 건강이 선행돼야 하죠.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어찌 편한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며, 좋은 음식인들 몸 속에서 잘 받아들이겠나요."

진심어린 마음을 기본에 두고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타인의 건강에 대해 청사진을 제시해 주고 있는 송씨의 모습이야말로 진정 도시민들의 생활에 꼭 필요한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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