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시장 골목 북새통, 노점 난립에 소형차도 불가, 아케이드 설치 현대화 시급

▲ 14일 5일장이 열려 혼잡한 유성시장의 모습. 본래 골목의 폭은 5~6m 정도지만 노점이 난립하고 파라솔 기둥들도 중앙을 점거해 소방차량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김영준 기자
일부 전통시장 내 노점 난립이 심각해 화재 발생시 진화·구조 작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유성시장은 현대화가 안 돼 노점중심으로 이뤄져 소형 소방차량조차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4일 기자가 직접 걸어본 유성시장은 사람조차 마음껏 움직이기 어려운 북새통이었다. 유성천을 따라 서쪽으로는 유성대로, 동쪽으로는 장대로에 접해 조성된 유성시장은 좁다란 골목들이 사방으로 뻗어있었다. 좌우 상점사이 골목의 전체 폭은 5~6m 쯤 돼 보였지만 5일장 ‘장날’인 이날은 매대나 노점들이 상점 앞을 점거하고 있어 실제 골목 폭은 2m를 겨우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여기에 더해 햇빛이나 비를 막기 위한 파라솔이나 차양막 기둥이 골목 곳곳에 서 있어 2~3명의 사람도 어깨를 마주하고 걷기 어려웠다. 골목이 교차하는 네거리도 3~4개의 차양막과 노점이 점령하고 있었다. 당연히 화재 등 상황 발생시 진화·구급 차량이 들어올 수 있을리 만무했다.

실제로 시장 내 골목에는 소형 소방차량(3.5t)이 들어올 수 있는 소방통로 최저선(폭 2.7m)를 표시한 ‘흰색 점’이 찍혀 있었지만, 매대와 노점은 이를 넘기 일쑤였다. 북부소방서에서 때때로 유성시장 내 소방통로 확보를 위한 소방차 출동 및 진입 훈련을 위해 통로선을 확보하지만, 이것도 잠깐 사이 무위로 돌아간다고 했다.

유성시장에서 2대째 식당을 운영한다고 밝힌 한 상인은 “훈련은 오전에 잠깐 하니까 상인들이 그 때만 소방통로 확보를 신경쓴다”며 “훈련 때는 통로선 밖으로 매대를 물렸다가, 끝나면 바로 앞으로 나온다”고 털어놨다.

예기치 않은 비상상황이 닥칠 경우 소방차 진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유성시장은 1916년 처음 생겨 100년의 역사를 갖춘만큼 노후화도 심각해 대형사고 가능성도 충분하다. 소방 관계자도 “불이 나면 큰 길에 차량을 세워두고 호스를 길게 끌어오거나, 시장 내 소화전 5곳을 이용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전을 위한 가장 확실한 해법은 ‘아케이드 설치’ 등 현대화지만 이것 역시 쉽지 않다.

구 관계자는 “유성시장은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돼 개발이 제한돼 있다”며 “구 역시 시장 현대화로 삭 가능성을 없애고 싶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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