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락객들 버린 쓰레기로 수북
경고 현수막 내걸어도 지속돼
오염 우려… 대책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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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에서 쓰레기를 치우기는 하는데 한도 끝도 없어요. 차라리 사람들이 대청호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대전의 식수원인 대청호 서쪽에 뚫린 대청호수로 노상에서 만난 이 씨 할아버지(85·동구 주산동)는 행락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지겹다고 했다. 대청호를 찾은 행락객들이 너나없이 버린 쓰레기로 대청호 인근 도로와 길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청호 남서쪽에 있는 주산동의 한 나무정자 인근 공터에는 술병과 못쓰게 된 돗자리, 일회용 식기들이 검은 비닐봉지에 담겨 대충 쌓여 있었다. 대청호를 내려볼 수 있도록 꾸며놓은 나무정자에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랬다.

잠시 후 만난 동구청 소속 산불감시원들도 행락객들에 대한 분통을 터뜨렸다.

산불감시 활동으로 이곳 일대를 속속들이 안다는 이들은 날씨가 풀린 최근부터 행락객들의 쓰레기가 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산불감시원 송재관 씨는 “여기서 먹고 마신 것을 버리는 것도 안 될 일인데, 가정 내 쓰레기를 가지고 와 버리고 가는 얌체족도 있다”며 “봄을 지나 여름이 되면 이곳은 쓰레기장이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5㎞를 더 나아가 ‘은골’로 불리는 동구 마산동까지 들어가니 쓰레기는 더 쉽게 눈에 띄었다. 길이 끝나는 ‘관동묘려’ 인근 차도 옆 공간에도 쓰레기가 낙엽과 함께 쌓여 있었다.

대청호 일대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야영 등이 금지돼 있고 곳곳에 이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지만, 관동묘려 인근에서는 고기를 굽는 데 쓰인듯한 석쇠 불판과 막걸리병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주민 등에 따르면 낚시꾼들이 이 일대에서 자주 야영하며 취사행위를 한다고 했다. 관할 지자체인 동구청도 급증하는 불법행위와 쓰레기 양이 버겁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매일 순찰인력으로 불법행위를 단속하고 있고, 매일 4명의 전담인력으로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데 치워도 다음에 보면 또 쌓여 있더라”라며 “천혜의 대청호반이 오염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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