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국과수 사고경위 조사

▲ 2일 충북 증평의 제13공수특전여단 예하부대에서 훈련도중 부상당한 전모 하사가 3일 대전 국군병원으로 이송돼 병실로 옮겨지고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고강도 포로체험 훈련을 하던 특전사 대원들이 얼굴에 두건을 쓴 채 1시간 넘게 버티다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관련기사·사설 3·21면

3일 육군본부에 따르면 2일 오후 10시40분경 충북 증평군에 있는 제13공수특전여단 예하 부대에서 특수훈련을 하던 중 하사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모(23) 하사와 조모(21) 하사는 청주의 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고, 이들과 함께 옮겨져 병원 치료를 받은 전모(23) 하사는 3일 오전 의식을 회복해 대전 국군통합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이 속한 부대는 지난 1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적군에게 포로로 잡혔을 때를 대비한 가상 체험 훈련을 진행했다.

사고 당시 사상자들은 얼굴에 두건을 쓴 채 무릎을 꿇고 양팔을 뒤로 결박당한 상태였고, 그 상태로 1명씩 1시간30여분 동안 격리실에 감금돼 있었다. 시체 검안서를 작성한 병원 측은 일단 이들의 사망원인을 ‘질식’으로 추정했고, 군 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의 공동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육군 한 관계자는 “훈련 당시 물리적 가격이나 고문은 없었고, 입에 재갈 등을 물리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 직전 사망한 군인들은 욕설까지 내뱉으며 “못 참겠다”고 극한의 고통을 표현했지만 그 때 바로 훈련이 중단되지 않고 일정 시간 더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전사 헌병대 관계자는 “사망자들이 고통을 호소했지만 교관이 이 상태(사망자의 호흡곤란)를 받아들일 때 강도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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