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천 100일간의 실험 박연수 추진단장

▲ 박연수 무심천 100일간의 실험 추진단장이 "무심천이 생태하천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많은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며 시민과 가까운 무심천 조성에 앞장 설 뜻을 밝히고 있다. 장수영 기자 furnhanul@cctoday.co.kr
■?박연수?단장은…
출신 충북?보은
학력 청주?신흥고교,?충북대학교?심리학과?졸
경력 충북대학?산악연맹?회장(1995년),?㈔대한산악구조협회?이사,?충북산악구조협회?명예?대장,?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집행위원장,?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집행위원장,?직지원정대장(2007~2013년)
수상 2013년?환경부장관상
충북 청주시의 젖줄인 무심천 자연환경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청주지역 남북을 가로지르는 무심천은 최근 '생태 복원 프로젝트'가 진행돼 시민 품으로 돌아 올 채비를 하고 있다. 청주 무심천 생태 복원은 충북지역 환경단체 등의 노력 덕이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들은 지난 9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도로와 강이 제자리를 찾아갈 때 무심휴강(無心休江)'을 주제로 무심천 100일간의 실험을 추진중이다. 무심천 하상도로 중 일부를 통제해 생태 공간으로 만들어 보자는 게 환경단체의 구상이다. 청주시도 환경단체의 계획을 받아들여 무심천 살리기에 동참했다. 박연수(49) 무심천 100일간의 실험 추진단장에게 청주 무심천의 현재 생태환경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박 단장은 "무심천은 수영과 얼음배 타기, 물고기 잡기 등 어릴적 많은 추억이 있던 곳”이라며 “무심천의 예전 생태환경을 복원하고 당시 기억을 되돌려 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대담=주진석 충북본사 취재2부장

-청주 무심천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한마디.

"무심천은 우암산, 가로수 길과 함께 청주를 대표하는 자연공간이다. 청주에서 나고 자란 사람에게 많은 추억이 담긴 곳이기도 하다. 1990년대 차량이 증가하면서 청주에서도 교통체증이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손쉬운 방법으로 무심천 둔치에 도로를 건설하게 됐다. 하상도로가 연장되고 하상주차장이 건설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시설물은 처음 건설 때부터 임시 즉, 철거를 전제로 만들어진 것이다. 미래의 무심천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내년 7월 청주·청원이 통합되면 무심천이 합류되는 미호천 주변이 청주·청원 중심지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심천과 미호천 등으로 청주·청원 통합시 브랜드 가치가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등 선진국들은 대도시 중심지에 위치한 하천이 ‘자연적으로 흘러가느냐, 시민들과 얼마나 함께 하느냐’ 등 도심 속 하천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제는 청주 무심천도 생태환경 등 활용가치에 대해 연구할 때다. 이제는 선진국 하천으로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통합청주시의 가치도 무심천으로 인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심천 생태복원은 전국 하천 살리기의 시발점이라고 들었다. 어떤 내용인가.

“청주시는 1991년 도심 속 하천인 무심천 주변에 하상도로와 주차장 건설에 힘써 왔다. 이전에는 청주지역 교통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다. 이때부터 청주뿐 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도심 속 하천 주변의 하상도로 건설이 본격화 됐다. 충북지역 환경단체는 2001년경부터 무심천 공원화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무심천 공원화 사업은 하상도로와 주차장을 없애자는 취지다. 청주시는 1990년 말에도 기존 하상도로 뿐만 아니라 하상주차장 증설을 서두르고 있었다. 청주시의 증설 계획에 환경단체는 반대하고 나섰다. 환경단체는 청주시에 '무심천 생태환경 복원'에 대해 꾸준하게 요구했고 결국 청주시도 뜻을 함께했다. 그러면서 2001년경 청주 무심천 공원화 사업의 일환으로 하상도로와 주차장이 하나 둘 없어지기 시작했다. 청주시는 무심천 공원화 사업에 대한 장기적 계획을 세웠고 지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무심천 공원화 사업은 대전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서울 청계천 복원 등으로 이어지게 됐다. 결국 2004년 환경부는 전국 생태하천 복원사업 정책을 발표했고, 청주뿐 아니라 전국 하천은 친환경 하천으로 복원되고 있는 중이다.”

-‘무심천 100일간의 실험’ 계획 배경은.

"도심 내 생태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무심천 보전의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무심천 자연형 하천 복원사업이 시작됐다. 청주시 외곽인 순환도로가 건설되면서 무심천으로 몰린 교통량은 분산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2002년부터 하상주차장이 철거되고 2005년 수립된 '무심천 종합계획'에서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무심천 하상도로를 전면 철거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무심천에서는 생태적인 친수공간 조성을 통해 시민에게 지역에 대한 애착심을 높이기 위한 '고향의 강' 사업이 전개되고 있고, 한여름의 열섬현상은 도심내 생태공간의 필요성을 절실히 말해주고 있다. 바로 지금이 시작부터 철거를 전제로 만들어진 하상도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다. 이에 무심천 하상도로의 중복구간인 청주대교~청남대교 1.18㎞ 구간의 차량을 통제하고 하상도로 없는 세상을 위한 '무심천 100일간의 실험'을 전개하게 된 것이다.”

-'무심천 100일 간의 실험' 행사는 어떤 것이 있나.

“먼저 하상도로 철거 퍼포먼스다. 지난 10월 11일 청주 서문대교 인근 도로를 폭 4m 크기로 잘라 내어 조형물을 만들고, 벗겨 낸 도로에 꽃 등을 심어 인공에서 자연으로 만들었다. 하상도로 철거에는 외국의 도시전공 박사 등 외국 교수 30여명이 참여했다. 외국 전문가들은 청주시민들의 환경보전에 대해 감동을 받고 직접 무심천에서 함께 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외국 전문가들은 이번 퍼포먼스에 대해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무심천뿐 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국제적으로 이같은 행사가 지속적으로 열릴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10월의 마지막 밤 커피나누기 행사 및 1박 2일 나누기'도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기획배경은 무심천과 시민들이 가깝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한마디로 무심천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 것이다. 특히 1박 2일 캠프는 시민들이 직접 무심천을 찾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당시 비가 무척 많이 왔는데 시민들은 불편함을 감수하며 끝까지 체험행사에 참여했다. 이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50여개의 텐트가 모두 채워졌고, 시민 200여명이 함께 한 것이다. 시민들은 "이러한 캠프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들은 이번 기회에 무심천이 다시 생태환경으로 돌아 와야 한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추진위원회는 하상도로 철거와 1박 2일 행사뿐 만 아니라 앞으로 무심천 주말캠프 운영, 무심천 생태길 조성 등 연말까지 무심천 생태복원 사업을 꾸준히 추진할 방침이다.”

-청주 하상도로 서문대교 통제에 대한 시민 반응은.

“100일 간의 실험을 통해서 하상도로를 통제해 봤다. 처음 시민들은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시민들의 반은 '불편에서 공감'으로 바뀌었다. 응원의 메시지뿐 만 아니라 격려 전화 등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번 서문대교 통제는 중복구간, 즉 한 개 차선을 없애 보자는 실험이다. 무조건 통제하는 것보다 시민들의 공감을 얻어 내자는 게 우리의 계획이었다. 특히 '100일'이란 의미는 매우 크다. 아기가 태어나 100일 잔치를 연다는 의미에서 100일을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숫자 100은 매우 의미 있다. 지금은 교통정리가 되면서 불편이 많이 해소된 상태다. 약간의 불편은 새로운 행복,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 갔다. 현재는 불편이 해소되면서 하상도로를 아예 철거해야 한다는 힘을 더 받고 있고, 시민들의 공감대도 확산돼 가고 있다. 실제 교통흐름에는 별 지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니터링을 해 봐도 3분 정도 막히는 것으로 나오고 있다. 교통에 큰 영향이 있다면 저항 또한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그동안 시민들이 얼마나 무심천에 가까이 하고 싶었는지 이번 통제를 통해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번 실험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것은.

“강과 도로가 제자리를 찾았으면 한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 많은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다. 2005년 수립된 ‘무심천종합계획’에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무심천 하상도로를 전면 철거하는 계획이 들어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으면 어떤 자치단체장도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실험은 하상도로를 전면적으로 철거하기 전 예방주사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정리=손근선 기자 kk55s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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