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초대석]충청대학 정종택 총장
29일 퇴임후 명예총장 추대

? ?
?
충북을 대표하는 '지역의 큰 일꾼' 정종택 충청대총장. 정 총장이 오는 29일 퇴임과 함께 명예총장에 추대된다. 총장을 맡은 지 14년 만이다. 정 총장은 충청대 재임시 전문대학중 전국 최고의 국고지원을 받았고 3년 연속 교육역량우수대학으로 선정되는 기쁨도 누렸다. 지난 2005년 이후 취업률 전국 1위는 물론이고, 국가고객만족도 대학부문 2위에 이어 지난 2001년 전국 지방대학중 최초로 당시 김대중대통령이 졸업식에 참석하는 역사(?)도 남겼다. 정 총장은 지난 1959년 내무부직원으로 출발해 충북지사, 농수산부장관, 정무장관, 환경부장관, 국회의원(3선)을 지내는 등 정·관·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본보는 퇴임하는 정 총장을 만나 그동안의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 편집자

-퇴임하시면서 '소회(所懷)'는.

지난 1997년 3월에 충청대에 왔으니 벌써 14년이 됐습니다. 대학 28년 역사중 절반을 함께 한 셈입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영광스럽고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긴 시간동안 총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지역사회와 충청대학 구성원에게 감사드립니다.

-충청대학과의 인연은.

1996년 말 환경부장관을 물러나면서 기자들에게 "고향의 면장이라도 시켜주면 열심히 내 생애 마지막 봉사를 하고 싶다"고 한 말을 설립자이신 故 오범수 선생께서 보시고 총장을 제의하셨습니다. 당시 전문대학 총장은 1급과 2급의 중간 정도로 장관급이 취임한 전례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고향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것은 보람되고 기쁜일이라 생각해 흔쾌히 응했습니다.

-재임기간에 충청대학은 몰라보게 성장했는데.

지역사회에서 도와준 덕분입니다. 저희는 대학의 기본인 교육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교육을 대학운영의 중심에 둔 것이 결과적으로 교육역량우수대학에 선정되고 취업률도 높아질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전국 전문대학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싹쓸이'라 할 정도로 국고지원금을 받았는데.

지난 해 교육역량강화사업으로 받은 지원금만 46억여 원에 달합니다. 청주의 4년제 대학보다도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취임하고 그 다음해인 1998년부터 받은 국고지원금이 약 598억여원으로 전국 전문대학 중 가장 많을 것입니다. 국고는 취업률, 재학생 충원율, 교원확보율 등을 산정해 지원됩니다. 비결은 바로 바른 교육에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총장 재임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일은.

전문대학의 위상제고와 고등교육의 질 향상이었습니다. 장관 출신이 전문대학 총장에 취임하자 전국 전문대학 총장들이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에 두 번이나 추대됐고요. 장관과 국회의원을 하며 중앙 무대에서 쌓은 인맥을 십분 활용했습니다. 정부의 전문대학에 대한 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해 대통령과 총장들의 면담을 성사시켰고 수업연한 자율화도 건의했습니다. 지금은 전문대학이 2년, 3년, 4년의 다양한 학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반면 안정적인 교육환경을 위해 추진했던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의 입법화를 이루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임기 중에 김대중 대통령께서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화제가 됐는데.

지난 2001년 충청대학 제17회 학위수여식에 김대중 대통령 내외분께서 참석하셨습니다. 이 일은 개인적으로 재임 중 가장 영예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4년제 대학을 포함해 지방대학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것은 사상 최초의 일이었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 전문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충청대학에 대한 대외적 인식이 좋아지면서 취업률도 덩달아 상승하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2005년 교과부가 처음 발표한 전국 대학의 취업률에서 당당히 1위에 오르며 '취업률 전국 최고대학'이란 명성을 얻었습니다.
?

▲ 지난 2001년 충청대 졸업식에 참석한 김대중대통령. 지방대학 졸업식에 대통령이 참석한 일은 역사상 처음이다.

-장관 역임은 .

지난 1959년 내무부에서 임시직인 촉탁직으로 공직을 시작했습니다. 인생의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사즉생'의 자세로 임했고 40여년의 공직생활 동안 성실과 근면과 정직과 친절을 생활목표로 삼았었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충북도지사, 농수산부장관, 정무장관, 환경부장관, 국회의원 3선등의 영광도 있었습니다.

-22일이 정부로부터 새마을의 날로 제정됐다. 공직이력 중 새마을운동 초대비서관을 지내셨는데 감회는.

우리나라가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경제 기적을 일궈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새마을운동입니다. 초대 새마을담당 비서관으로서 이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새마을에 미친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열심히 했습니다. 가장 먼저 정부 부처에 근면, 자조, 협동 정신을 불어넣었죠. 모든 일이 그렇듯이 위에서 모범을 보여야한다는 생각으로 고위 공직자들부터 교육에 참여시켰습니다. 이 운동은 대통령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새마을 정신이 새롭게 부각돼 매우 기쁩니다.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청주국제공항 유치 등 지역의 발전에도 큰 족적을 남겼는데.

청주국제공항 유치가 정치적 좌절의 단초가 되기는 했지만 이제는 지역발전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어 유치한 보람이 있습니다. 지역 경쟁력은 도로 등 사회 인프라의 구축 정도에 따라 크게 좌우됩니다. 경부고속도로가 설계될 당시에는 충북 어느 지역도 관통하지 않았고 중부고속도로도 서쪽으로 계획되었던 것을 동쪽인 충북쪽으로 바꿨습니다. 청주국립박물관 건립, 한국교원대학교와 공군사관학교 등이 제가 정치생활을 할 때 이뤄진 일입니다.

-지역 우수인재를 키우기 위한 연고 장학제도를 처음 만들었다는데.

지역 인재 육성만이 지역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하고 지난 60년대 말 지역 인사와 우수인재 간 결연을 맺어주는 '연고 장학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충북 인재 육성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도지사 재직시에는 35억원(현재 약 400억~500억 상당)의 기금을 마련, 15억원은 도민을 위한 체육시설 및 시민회관 건립으로 사용했고 20여 억원은 충북지역개발회에서 운영토록 했습니다. 충북지역개발회를 통해 인재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충청향우회 중앙회 총재로서 활동은.

짧은 재임기간이었지만 향우회의 조직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었습니다. 충청향우회는 전국 시군구 단위로 약 140여 개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중앙회는 이들 지역 향우회 활동의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을 하였습니다. 또 '충청장학문화재단'도 운영하며 인재발굴과 육성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충청대학 구성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14년 동안 믿고 따라준 대학 구성원들께 감사드리며 충청대학의 발전을 위해 백의종군하겠습니다. 교직원 여러분들도 대학의 발전을 위해 낮은 자세로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사진=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

<정종택 총장 프로필>

-1935년생(충북 청원 오창)
-청주고, 서울대 법과대학
-청주대학교 명예 행정학박사
-인제대학교 명예 이학박사(환경)
-충청북도지사
-농수산부장관
-정무장관
-환경부장관
-국회의원(3선·11,12,13대)
-충청대학 총장(1997.3~2011.4)

?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