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철 스님 한국불교 태고종 홍보부장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을 살펴보면 통합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경쟁이 연고주의나 패거리주의 같은 전근대적 관행을 근거로 삼아 사회의 통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선거철마다 비슷한 양상의 다툼이 반복되고, 정치인들은 서로의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를 일삼는다. 그 어느 곳에도 통합을 위한 경쟁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이익 다툼일 뿐이다.

오만 한 자는 패하고 겸손한 자는 승리한다. 오만에 빠지면 자기가 최고라는 자기중심성에 빠져 현실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니 자신의 한계를 알 수가 없다. 마치 부풀어 오른 풍선을 보듯 세상을 바라본다. 거품과 같은 환상 속에 사는 것이다. 풍선의 바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빠질 수밖에 없다.

일터에서 밀려난 가장들이 살 길이 막막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날마다 이어지고 있는 절박한 현실이다. 그런데도 국민의 세금으로 번쩍거리면서 지내고 있는 이 땅의 정치꾼들, '법정스님'은 우리의 정치현실을 질타했다. 우리 시대에 정권이 바뀐 것도 민심에서 싹튼 순환의 질서로 보아야 한다. 말이 없던 국민이 선택한 순환의 질서다. 그래서 말없는 국민을 두려워하라는 것이다. 요즘의 정치적인 혼미를 말없이 지켜보고 있는 국민은 머지않아 있을 지방선거에서 순환의 질서를 다시 한 번 보여줄 것이다. 정치꾼들은 이런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순리를 벗어난 무리수를 써가면서 강행한 그 폐해를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이끌어가는 입장이니 자만하지 말고 한걸음 물러설 줄도 아는 아량과 여유를 지닐 수 있어야 한다.

권력도 살아 움직이기 때문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순환한다는 교훈을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날 무고한 국민이 겪게 된 이런 재난이 어떻게 해서 초래됐는지, 자신들의 책임소재를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이 못 먹는 밥에 재를 뿌리고 있다는 국민적인 지탄을 받지 않을 것이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정치의 도리는 화(禍)가 될 수 있는 일이라도 그것을 잘 활용해 복이 되게 하고, 실패를 돌이켜 성공으로 이끄는 데에 있다”는 말이 있다.

누가 말했던가. 사람은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으려 해도 정치 쪽에서 관련해 온다고.

6·2동시지방선거는 갈등과 대립의 어제가 통합과 발전의 오늘로, 미래로 전환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국민들이 국가를 믿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명박 대통령 이하 정치인과 종교지도자들이 희생과 봉사를 솔선수범해 불신을 해소하고 국민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살펴야한다.

또한 우리는 국가에 대해 불평불만을 일삼기보다 묵묵히 자신의 일에 충실한 것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초석임을 바로 알고, 한민족의 힘을 결집하는 반성의 시간으로 삼는 계기가 절실한 시점이다.

하루에 8명의 후보를 투표하라니! 너무 많은 후보자 난립으로 유권자들이 정치인의 자질을 검증할 방법이 별로 없다.

일단 예비 후보자를 알 수 있다고 하더라도 지역의원들이나 교육의원 같은 경우는 매스컴에 알려지지 않아 선택이 더욱 어렵다.

후보자의 공약과 도덕성, 청렴성 검증은 유권자인 국민이 스스로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배가 고프면 스스로 밥을 챙겨서 먹어야 하듯이 풀뿌리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올바른 지방자치단체장의 선출이 한 끼의 밥을 먹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공식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예비)후보자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선거기간(5. 20~ 6.2)이 개시되면 선거벽보, 선거공보, 선관위 홈페이지에 후보자의 정책뿐 만아니라 재산, 전과, 병역, 세금납부 상황 등을 자세히 알 수 있다.

어부지리로 당선되는 후보가 없게 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특정정당이 아닌 그 후보의 행적과 공약 등을 보고 판단하여 투표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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