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구 금산경찰서장

세상에는 수많은 조직들이 있고 사람은 누구나 적어도 하나 이상의 조직에 몸담아 살아가고 있다. 건실한 발전의 틀을 유지하면서 영원히 존재하는 조직이 있는가 하면 아침 이슬과 같이 소리 없이 자취를 감춰버리는 것도 있다.

조직을 이루는 여러 가지 구성 요소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식물에 비유한다면 뿌리와도 같은 것이다. 식물은 뿌리가 있어 모진 비바람을 굳건하게 견뎌낼 수 있으며 토양으로부터 자양분을 흡수해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잔혹하리만큼 매서웠던 태풍의 횡포를 너끈하게 이겨내고 들판이 온통 황금 물결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뿌리의 힘이 아니고 무엇이었겠는가.

그러나 아무리 튼실한 뿌리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아침 이슬의 운명과 다름없을 것이다.

뿌리로 하여금 제 기능을 스스로 다하도록 만드는 무형의 힘, 그것은 바로 조직 속에서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사기의 힘에 비유할 수 있다.
사기가 오르면 그들은 스스로 자기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해내려 노력할 것이며 그것은 바로 조직을 살찌우고 발전하게 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즉 조직의 발전은 전적으로 직원들의 사기 여하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그렇다면 직원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선 직원 서로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서로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
부모의 재산을 놓고 형제들이 다투다가 심지어 의절까지 하고 마는 모습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서로 이해와 양보의 마음가짐이 없었기 때문이다.
비록 사소한 것일지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내가 먼저 양보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이다.

직원들의 노력 못지 않게 관리자의 자세도 중요하다. 관리자는 조직발전의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칭찬하면서 어버이와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과 관리자의 자발적인 협력으로 훌륭한 조직의 전통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혼자의 힘만으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인식 아래 서로 하나가 돼 혼신의 힘을 다하여 전진할 수 있는 팀워크를을 다져 나간다면 직원들의 사기는 하늘도 찌를 수 있을 것이다.

조직은 스스로 발전할 수 없다. 조직 발전은 드높은 사기를 가진 개인들의 노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개인도 언젠가는 조직을 떠나게 마련이다.

오늘이 바로 우리 경찰의 57번째 맞이하는 생일이다. 아무런 발자취도 남기지 않고 무의미하게 조직을 떠날 것인가 아니면 경찰 조직이 영원하게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후 자랑스럽게 떠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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