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생명수를 찾아서]진천 무수저수지

▲ 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한국농어촌공사(사장 홍문표)가 관리하는 진천지역의 많은 저수지 가운데 광혜원 무수지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풍광을 자랑한다.

빼어난 풍광만큼 이름도 멋스러워 '근심이 없다'하여 무수지(無愁池)다.

하지만 정작 인근 지역민들은 무수지란 이름보다 '댓골저수지'라는 명칭을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저수지 바로 아래 있는 마을의 고유지명이 '댓골'이기 때문이다.

관광버스도 없고, 특별한 놀이문화도 없던 시절 인접지역 주민들은 한해 농사를 마치고 난후 가을 하루 날을 잡아 이곳 무수지 근처에서 솥을 걸고 보양식을 끓여 안주삼아 막걸리 잔을 나누며 한해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다.

유원지에서 음식물을 끓여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됐으니 이제는 까마득한 옛이야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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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촌 예정지와 조화

한국 체육엘리트의 요람인 태능 국가대표 선수촌이 '제2선수촌'이란 이름으로 진천 광혜원면으로 오는 2015년 이전하게 된다. 제2선수촌이 들어서는 곳이 바로 광혜원면 규암리 무수저수지 바로 옆이다. 이곳은 서울과 불과 1시간이면 다다를 수 있고 경기도와 접경이 불과 5분 거리인 탁월한 교통여건을 갖췄다. 교통여건이 뛰어난 데다 천혜의 경관까지 갖춘 이곳에서 앞으로 대한민국의 체육엘리트들은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담금질을 하게 된다.

2008년 12월 착공한 제2선수촌은 7년여의 공사 후에 웅장한 위용을 드러내게 된다. 선수촌이 준공되면 무수지와 어울려 완벽한 멋의 조화를 연출하게 된다.

제2선수촌이 이곳으로 결정되는 데는 무수지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선수촌이 완공된 후 저수지와 조화를 이뤄 연출해 낼 한 폭의 그림이 경합지를 물리치고 이곳에 선수촌을 유치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선수촌이 완공되면 무수지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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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용수 기능

무수지는 지난 56년부터 59년 사이에 축조됐다.

준공된 지 50년이 넘었으니 충청권 전체를 놓고 봐도 선임격인 저수지다.

광혜원면 규암리 일대 857㏊를 유역으로 하는 무수지는 만수면적이 23㏊, 총 저수량이 137만t으로 규모면에서는 비교적 작은 저수지에 속한다.

무수저수지의 물은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로 사용되지 않고 순수하게 농업용으로만 사용된다. 무수지의 물을 받아 농사를 짓는 지역은 회죽리, 죽현리, 금곡리, 내촌리 등이다. 수혜지 전체 면적도 284㏊로 그리 넓은 면적은 아니다.

하지만 이 일대 농토에서 생산되는 쌀의 품질은 전국 최상급을 자랑한다.

기름지고 차지기로 유명한 진천쌀이 무수지에서 공급되는 물을 생명수 삼아 재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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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휴양 기능

무수지는 광혜원 지역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저수지 주변에는 변변한 식당 한 곳이 없다.

일반적으로 저수지 주변에 매운탕이나 고기, 생선요리를 판매하는 식당들이 즐비한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무수지의 멋이다.

저수지 주변 곳곳에 있는 솔밭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무수지를 즐기는 방법이다.

유역 상류가 경사면이 가파른 산으로 둘러 사인 무수지는 수혜지가 제당 아래쪽으로 한 눈에 펼쳐진다. 제당에서 바라보면 북쪽은 울창한 산림이고 남쪽은 드넓은 평야다.

광혜원 시가지서 1㎞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무수지는 산책삼아 걸어가기에 적당한 거리다.

별다른 시설이 돼 있는 것도 아니고 요란한 기암절벽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평온하고 조용한 저수지가 있을 뿐이다. 요란하지 않고 조용하면서 차분한 것이 무수저수지의 가장 큰 특징이고 자랑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들이나 지역주민들은 이후 저수지개발특별법이 발효되면 무수지 주변은 어떤 형태로든 개발이 돼 많은 발걸음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조차도 저수지 주변이 난개발되는 것을 절대 원치 않는다. 지금과 같은 평온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그저 최소한의 편의시설이 갖춰지기를 바랄 뿐이다.

▲기타

진천지역에는 도내 최대 규모의 쌍두마차를 이루는 백곡지와 미호지가 있어 나머지 저수지들은 상대적으로 이들에 가려져 있다.

하지만 저마다 나름대로의 중요한 역할이 있고, 독특한 멋을 지니고 있다.

근심을 털어 날려버릴 수 있는 무수지는 광혜원 주민들의 큰 자랑거리다.

제2선수촌이 완성되고 나면 무수지의 아름다움을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될 것이다.

김도운 기자 ojae@cctoday.co.kr

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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