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능래 대전지방법무사회 대전지부장

주변으로부터 선망과 존경을 받아오던 사람이 어느 한 순간에 어떤 일로 세인을 놀라게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때마다 항간에서는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 있나", "뭐 그런 거 가지고 소란을 떠나"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지만 그 근저에 흐르는 맥락은 대동소이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것은 대한민국에서 현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위법, 탈법, 환경에 익숙해져감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요즘 고위직 임명을 위한 인사청문회 과정을 지켜보면 위법, 탈법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이들은 그래도 주변에서 신임을 받고 능력도 인정받아 온 사람들이다. 검색대가 너무 엄격하다고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세태에 따라 대충 살다 보면 어느 것이 준법이고 어느 것이 위법이고 탈법인지 분별감각이 둔해지면서 그 경계선이 모호해질 때가 있다.

위법, 탈법이 일상화돼 가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법대로 살다보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고 '고지식하다', '현실을 모른다'는 등의 말을 듣기 쉽다. 이미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이러한 편법 환경에 익숙해져 가며 준법환경을 혼탁시키는 일에 가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강조할 것이 있다.
현시대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만큼은 평범한 사람 이상의 준법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편법에 익숙해진 사람이 그 편법관행을 고쳐 나갈 수 없을 것이며 시비, 선악의 분별에 무감각한 지라 유혹과 로비를 거절할 수 없고 더구나 로비가 권력의 밀실에서 은밀하게 이뤄져 비밀 보장이 된다고 생각할 때 더 큰 부정과 비리를 서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준법환경의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먼저 준법의식 함양을 위한 대대적 국민운동이 전개돼야 한다. 제도적 장치 완비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모든 행위를 법과 제도로 전부 포착할 수는 없다.

다음으로 지도층의 준법의식 함양과 솔선수범이다. 적어도 보통시민보다는 도덕성이 높아야 보통사람들이 그를 믿고 따를 수 있으며 준법풍토도 자연히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자신도 모르게 편법환경에 중독돼 있지나 않은 지 한번쯤 돌아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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