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서점 10년 만에 61곳 폐업
열악한 상황속 행정지원도 전면 중단
市, 별도 예산 편성 북페어 진행 계획
“앞날 캄캄해” 지역서점 반응 미온적

2005~2023년 대전 서점 수 현황. 그래픽=김연아 기자. 
2005~2023년 대전 서점 수 현황.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속보>=향토서점 계룡문고의 경영난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 차원의 지역서점 행정지원도 올해 전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자 1·3면 보도>

문화행사 지원, 책배치 컨설팅 등을 해주던 ‘지역서점 활성화’ 지원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됐기 때문이다.

앞서 시민주 모집으로 살길 모색하던 지역 향토서점 계룡문고가 또다시 제도에 가로막혀 공모에 제동이 걸리며 동네 책방의 경영 위기가 재점화된 바 있다.

계룡문고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서점들도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에 애를 끓고 있다.

출판사업 부진에 스마트폰 확산과 전자책 성장이 동네 서점을 폐업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의 ‘2024 한국서점편람’에 따르면 대전지역 서점 수는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대전지역 서점은 2005년 227곳에서 2007년 202곳, 2013년 167곳, 2019년 117곳에서 코로나19를 겪은 이후인 2023년 106곳으로 10년 만에 61곳이 폐업했다.

이 같은 열악한 상황에 대전시는 지난해 2024년 지역서점 활성화 지원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해당 사업은 지역서점을 대상으로 시설개선, 북콘서트 등 문화행사, 서점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컨설팅을 지원하는 내용이었다.

컨설팅 과정은 서점 경영 및 서점 콘텐츠에 맞는 SNS 홍보·마케팅, 그리고 예비 서점 창업자들에게 실질적인 서점창업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구성되기도 했다.

지역서점을 시민들에게 단순히 책 파는 공간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화를 통해 지역서점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기획됐지만 올해 해당 지원사업들은 전면 중단됐다.

관련 예산이 2022년 4억원에서 2023년 1억 3000만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이마저 전액 삭감된 탓이다.

한때 지역서점서 온통대전으로 책 구입하면 20% 캐시백이 지원되며 하루 평균 매출이 2배가량 늘어나기도 했지만 지역화폐 정책이 사라지며 이것도 반짝 효과에 그쳤다.

대전시는 대신 1억원 예산을 별도 편성해 오는 11월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릴 ‘2024 대전 북(Book) 페어’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나 지역서점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한 대전지역 서점 관계자는 “대전시는 다른 지역들에 비해 지역서점 살리기에 관심이 적은 것 같다”며 “예산을 더욱 늘려도 모자랄 판에 있던 예산을 전액 줄였으니 동네 책방의 앞날은 더욱 캄캄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일부 서점관계자들의 수요를 조사한 결과, 지원사업에 대한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따랐다. 대신 북페어를 통해 실질적인 기대효과를 재고하겠다”며 행정지원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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