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원기 서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국립국악원이 작년 말 서산에 다섯 번째 분원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국립국악원은 전통가무악의 전승, 발굴, 연구, 교육을 통해 국악의 대중화와 콘텐츠화를 추진하는 주요 기관으로 지역별 분원은 특화된 예술 지원과 연구를 통해 전통예술의 질적 발전을 이끌어내고 있다. 서산분원은 중고제 가무악과 연희의 발전을 맡게 될 예정이다.

충남권은 중고제 판소리가 성행했던 지역으로 내포지역의 활발한 무역과 항구 발달이 그 기원이 됐다. 내포를 중심으로 발전된 예술은 명인·명창을 배출해 중고제 판소리의 발전에 기여했다. 이후 내포에서 금강권으로 이동하며 충청 지역의 예술은 그간 계속해서 발전과 변화를 거듭해 왔다.

충청지역의 중고제 예술은 판소리뿐만 아니라 판소리 가계에서 형성된 춤과 연주를 모두 포함한다.

이러한 예술은 근대 예술의 모태가 되었으며 당대 최고 판소리 명창으로 불리는 고수관을 비롯하여 방만춘, 한성준, 심정순, 심재덕, 심매향, 심화영 심상건 등의 예술가들이 가무와 전통의 원형을 이어갔다. 충청의 예술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담백하고 기교는 없으나 예스럽고 소박한 멋이 있는 데다 우리 지역의 정서와 품위를 담고 있는 특징을 나타낸다.

충청지역의 지역예술 발굴과 연구는 최근 시작됐으며 중고제 관련 연구, 복원, 전승 등이 앞으로 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국립국악원이 서산에 건립되면 이러한 과제에 대한 연구와 복원에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산분원은 충청권의 전통예술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중고제의 전형과 원형을 확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에 틀림없다.

이에 따라 서산은 충청을 대표하는 전통예술의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다.

올해 시행되는 국악진흥법은 국악의 진흥과 발전을 위한 오랜 노력의 결실로 이를 통해 국악인과 지역 예술이 보호와 지원을 받게 됐다. 이는 국악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의 전통성과 원형성이 담긴 중요한 사명이다.

한류의 모태가 될 가무악의 전통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와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국악은 우리 문화의 경쟁력을 높이고 독특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서산분원 설립이 충청의 문화적 창조력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