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의 빈곤 노인. 
한국의 빈곤 노인.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개선되기는커녕 되레 악화하고 있다니 착잡하다. 보건복지부와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보면 2022년 가처분소득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노인빈곤율)은 38.1%다. 전년도 37.6%보다 0.5%포인트 더 높아진 것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31.2%, 여성이 43.4%로 여성이 훨씬 더 빈곤하다. 노인 빈곤율은 근로연령인구(18∼65세)의 상대적 빈곤율 10% 보다 월등히 높다. 우리나라 전체 상대적 빈곤율 14.9%와 견줘도 큰 차이가 난다.

노인빈곤율은 2011년 이후 완화 추세에 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 66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OECD 회원국 평균의 3배에 달할뿐더러, 노인의 소득 빈곤율이 40%대에 달하는 국가 또한 한국밖에 없다. 76세 이상 노인은 2명 중 1명 이상이 빈곤층에 속한다. 전국 17개 시·도 중 6곳은 이미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을 차지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노인복지 시스템이 잘 갖추어 있느냐다. 빈곤?질병?고독은 노인의 3고(苦)로 꼽힌다. 가난한 노인들은 질병이 있어도 병원방문을 꺼린다. 자식들과의 왕래도 끈기기 일쑤다. 산업세대를 거친 노인들은 부모봉양과 자식 뒷바라지를 하느라 정작 자신들의 노후에 대해서는 준비를 하지 못했다. 65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는 전체 노인인구 901만여 명의 절반이 채 안 된다. 70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이 취업자다. 늙어서도 취업전선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취업을 못한 노인들은 폐지를 주워 생활 하기도 한다. 대전, 세종, 충남·북에 폐지를 줍는 노인이 3000여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5.4시간씩 주 6일 일해 월 15만9000원을 번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있다. OECD 국가 중 최고 빈곤율은 세계 10대 경제대국과 어울리지 않는다. 이제 곧 베이비 부머(1955~1963년 출생자)세대들이 70대에 진입하게 된다.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말이 있다. 노인복지 대책을 보다 촘촘히 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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