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진 충북본사 선임기자

김동진 충북본사 선임기자
김동진 충북본사 선임기자

물에서만 번식하는 연가시는 땅 위에 사는 곤충(주로 사마귀)의 몸을 숙주로 기생한다.

그런데 연가시는 숙주의 몸에서 성장을 마치면 물 속에서 번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숙주를 조종, 스스로 물에 뛰어들어 익사하게 만든다. 단순히 숙주에 기생해 생존하는 것이 아닌, 생존과 번식을 위해 숙주를 조종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말이다.

한국 정치에도 이같은 연가시들이 존재한다.

정치 관련법의 허술한 틈을 헤집고 기생하는 집단이다.

제도의 취지나 목적은 물론 산식(算式)조차 생경한 연동형비례대표라는 기형적 제도를 만들어낸 정치권의 책무 유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선거제도나 정당제도 하에서는 국회 입성이 사실상 불가능한 비례대표 정당들의 국회 진출이 가능해진 폐해가 준동한다.

입시 비리 등으로 2심까지 유죄를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만든 조국혁신당이 그러하다.

그의 위선에 현혹돼 맹종하는 지지자들을 숙주 삼아 기생하려 해도 이를 막을 길이 없어 보인다.

진보세력 연합이란 미명 하에 더불어민주당을 숙주로 국회 입성을 노리는 새진보연합도 마찬가지다.

여기엔 폭력 혁명으로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 등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를 해하는 위헌정당으로 판명돼 헌정사상 최초로 해산된 옛 통합진보당의 강령을 추종하는 진보당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에 참여해 비례대표 국회의원 맛을 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참여,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비례대표 연임’을 노린다.

공식 정당도 아닌, 각종 과격·불법시위를 주도하고 각종 이슈의 실체를 호도하는 집단도 무임승차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도 얻지 못하는 집단이 기생정당으로 변신, 왜곡된 지지율 증폭을 가능케 한 탓이다.

이들 모두 변질된 정치제도를 숙주로 악용, 사리사욕을 채우거나 종북세력의 기득권 진입을 꾀하는 기생 정치세력들이다.

정치권의 당리당략과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몰이해, 미혹이 합쳐져 초래된 기생 정치세력들에 조종당해 한국정치가 익사할지도 모를 일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방기하기보단 현명한 선택을 통해 기생정치를 막아내는 일은 유권자들의 소임이다. 정치의 변질과 퇴행을 막기 위해 경계하고 명민하게 판단해야 하는 당위가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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