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원장

김인식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원장
김인식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원장

온 가족이 설 명절에 모였다. 손주들은 내게 큰 기쁨을 안겨준다. 아이들이 뿜어내는 다채로운 모습은 나를 설레게 한다. 손주들을 볼 때마다 아이들이 지닌 개성이, 성별에 따라 꺾이지 않고 탐스럽게 열매 맺길 바란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성별 규정이 여전히 작동되는 사회다. 대여섯 살만 되어도 남자아이들은 분홍 바지나 치마를 입지 않는다. 분홍은 여자 색이고, 치마는 여성 옷이라는 사고 때문이다.

규격화된 생각은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한다. 제약 없이 사고할 수 있어야 새로운 걸 만들어 낸다.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철학자였던 존 스튜어트 밀은 성 불평등은 인류 발전의 주요 걸림돌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리주의를 근거로 여성의 성평등 기회를 빼앗으면 인구 절반만큼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그 뿐 아니라 여성의 능력으로 이룰 수 있는 이익을 거부하는 것과도 같다고 했다. 여러 분야에서 여성의 기여도가 높아지면 사회 전체가 이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는 많다.

그중 하나가 세계 성평등 지수상 가장 성 평등한 국가로 인정받고 있는 아이슬란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다. 아이슬란드는 GDP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인데,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 자료에 따르면 여성 경제 참여율의 꾸준한 성장은, 지난 몇십 년간 북유럽 지역(아이슬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GDP에 10~20%가량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의 핵심 가치가 성평등이라는 것이다.

대전시가 여성가족부가 발표하는 지역성평등지수에서 매년 상위권을 유지하는 도시라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더구나 이장우 시장은 대전시가 양성평등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사업을 펼쳐나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여성가족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대전시사회서비스원이 지난 1월 1일부터 지역양성평등센터와 성별영향평가센터를 운영하게 된 점은 시의적절하다.

오는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16년 전인 1908년 3월 8일, 15만 명의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투표권과 임금 인상을 주장하며 뉴욕 거리로 쏟아져 나온 날이다. UN은 공식적으로 이날을 기념해 1975년 3월 8일을 여성의 날로 정했다. 한국도 1985년부터 여성의 날을 기념해 오고 있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대전시와 함께 대전시사회서비스원도 성장의 핵심 가치인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앞으로 더 나아가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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