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기간 끝나면 시험 통해 장기복무 전환 필요… 안정성 보장 어려워
사병 처우 개선으로 내년 병장 급여 소위 역전 “누가 장교하고 싶겠나”

학생군사훈련단(ROTC). 김중곤 기자
학생군사훈련단(ROTC). 김중곤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군사학과 졸업으로 보장되는 장교 복무기간은 7년입니다. 이후는 장기복무 시험에 합격해야 계속 군에 남을 수 있어요. 안보보다 제 밥줄이 끊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육군 한도현(가명, 27) 대위의 최근 최대 관심사는 장기복무 시험이다. 이달 말 경 면접을 앞둔 그는 결과에 따라 원치 않는 제대를 해야 할 수도 있다.

군인을 꿈꾸며 지역 소재 A대학교 군사학과에 입학한 한 대위는 여전히 군 생활이 재밌고 계속 나라를 위해 복무하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군 협약 군사학과 졸업생이어도 의무복무기간은 7년으로 이후는 시험을 통해 장기복무로 전환해야 한다.

군 기피 분위기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직업 안정성도 보장받지 못하다 보니 불확실한 미래를 두고 염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대위는 "솔직히 대학에서 군사학 말고 제대로 배운 것이 없다"며 "복수전공을 했지만 사회 진출의 보험이 아니라 군 병과 선택의 이점을 얻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은 군사학과 재학생도 마찬가지다.

지역소재 B대학교 군사학과에 재학 중인 박은호(가명, 21) 학생은 군인이 되려고 군사학과를 선택했지만, 현재는 의무복무기간만 채우고 전역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박 학생은 "입학 당시엔 장기복무 전환이 안 되면 제대해야 한다는 걸 모르고 군인이 된다고만 생각했다"며 "지금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ROTC는 했어도 군사학과는 안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사병 처우 개선으로 내년부터 병장이 소위보다 급여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장교에 대한 사회 풍토도 군사학과 학생들을 더욱 심란하게 하는 요인이다. 실제 올해 소위 1호봉 급여가 월 189만 2400원인데 공무원 임금 인상률이 연 1~2%인 것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200만원을 넘기 힘들다.

반면 병장 급여는 사회진출지원금까지 포함해 올해 월 165만원에서 내년 205만원까지 올라 소위를 역전할 전망이다.

이유리(가명, 22) A대학교 사학과 재학생은 "군대는 계급 사회인데 그 순으로 보수를 더 받는 체계가 깨진 것은 잘못됐다"며 "그렇다고 장교 출신이라고 사회에서 취업 가산점이 있는 것도 아니니 누가 장교를 하고 싶어 하겠냐"고 토로했다.

이 학생은 "군사학과 경쟁률이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학교 안에서도 ‘미필이 군사놀이 한다고 조롱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탄했다. 한편 충청권 소재 군 협약 군사학과 5곳의 2024학년도 평균 경쟁률은 2.03대1로 3년 전(2021학년도 4.1대1)보다 2배 급감했다.

김중곤·함성곤 기자 kgony@cctoday.co.kr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함성곤 기자 sgham081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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