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이산가족 대부분 ‘80~90대’
매월 생존자 급격하게 줄어들어
남북 관계 악화 생사확인 어려워
통일부 “北 호응 지속 촉구할 것”

충청권 이산가족 생존자 현황.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5년째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충청권 생존 이산가족들의 애끓는 마음이 고조되고 있다.▶관련기사 3면

생존 이산가족 대부분 80~90대 고령으로 이제 더 이상 그리운 가족들을 만날 시간이 없다는 불안감이 퍼져가고 있다.

7일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서 확인한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충청권 생존 이산가족은 총 358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말 4955명에서 27.6% 감소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대전 839명(전체의 2.1%) △세종 165명(0.4%) △충북 1337명(3.4%) △충남 1246명(3.1%) 등의 이산가족만이 생존해 있다.

이는 전국에서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며 매월마다 이산가족 생존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충청권 생존 이산가족은 10년 전인 2013년 대전 1645명, 세종 144명, 충남 2150명, 충북 2257명으로 총 6196명이었다. 그동안 2609명이 세상을 떠났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현재 생존해 있는 이산가족 대부분이 80세 이상으로 고령이라는 것이다.

실제 생존 이산가족 현황을 보면 3만 9593명 가운데 80세부터 89세까지가 1만 4233명(35.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90세 이상이 1만 1657명(29.4%), 79세부터 70세가 7449명(18.8%), 60세부터 69세는 3854명(9.7%), 59세 이하가 2400명(6.1%)으로 뒤를 이었다.

충청권만 해도 생존 이산가족이 지난해 11월까지 3615명이었지만 한 달 새 28명의 이산가족이 명을 달리했다.

이처럼 생존 이산가족의 시간은 하루가 달리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남북관계 악화로 이산가족 상봉은커녕 최소한의 생사 확인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1985년 첫 상봉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21번 진행됐다.

2018년 8월에 열린 제21차 상봉을 마지막으로 남북 이산가족은 지난 5년 간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다.

앞서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사태 당시에는 대면 상봉에 대한 희망의 불씨마저 꺼졌다.

정부는 지난해 3월 ‘남북 이산가족 생사확인 및 교류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추석 이틀 전인 음력 8월 13일을 이산가족의 날로 지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당국자 회담 등에 대한 제의에 북한이 연일 무응답을 이어가며 올해 역시 이산가족 교류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고령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해서 북한의 호응을 촉구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헤어진 가족 생각으로 이산가족들이 겪고 있을 고통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특히 이산가족 고령화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북한이 기본적 인권 문제에 대해 호응하지 않는 데 대해 개탄스러우나 정부는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북한의 호응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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