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1567세대 중 입주 희망 143세대 대상 세대별 임시사용승인 추진
‘보수 완료 전 사용승인 불허’ 세대 vs 시공사… 치열한 법정공방 예상

아직 형광등 설치 안 된 세종시 산울동 한 신축 아파트 내부[보배드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아직 형광등 설치 안 된 세종시 산울동 한 신축 아파트 내부[보배드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세종시가 ‘오물 방치·하자 8만건’의 오명을 쓴 세종 리첸시아 아파트에 대한 ‘세대별 임시사용승인’이라는 중재 카드를 꺼내들었다.

리첸시아 비상대책위원회는 ‘하자보수 완료 이전 사용승인 불허’의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입주를 희망하는 일부 세대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세종시의 판단이다.

이제 세종 리첸시아 사태는 임시사용승인을 통한 ‘선(先) 입주세대’와 부실시공에 따라 지체보상금 지급을 요구하는 ‘후(後) 입주세대’로 양분화 될 전망이다. 이 과정 속 시공사와 입주예정자간의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6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는 행복도시 6-3생활권(산울동)에 들어서는 세종 리첸시아 아파트(총 1567세대)에 시급하게 입주가 필요한 143세대에 대한 세대별 임시사용승인을 추진한다.

세종 리첸시아는 공사가 미진한 상태에서 지난 1월 5일부터 7일까지 사전방문을 강행해 입주예정자의 불만이 샀다. 다만 새학기 개학 전 이사와 자녀 취학, 긴급 주거 필요 등 입주를 희망하는 세대도 적지 않다.

지난 3~4일 시행사가 추가로 실시한 사전방문에는 총 260여 세대가 참여했으며, 2월 중 입주 의향을 밝힌 세대는 총 143세대다.

시행사는 감리자의 확인을 거쳐 입주희망세대에 대한 임시사용승인 관련 신청서 및 관계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최민호 시장 주재 산울동 H2·H3블록 입주 대책회의[세종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민호 시장 주재 산울동 H2·H3블록 입주 대책회의[세종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민호 세종시장은 "입주 지연으로 힘들어하는 시민들의 고통을 통감한다"면서 "하루빨리 시공사와 입주예정자의 협의가 완료돼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입주가 이뤄질 수 있도록 임시사용승인 등 시 차원의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의 세대별 임시사용승인으로 입주를 희망하는 일부 세대에 대한 민원은 해소될 전망이다. 하지만 ‘하자보수 완료 이전 사용승인 불허’의 입장을 고수하는 나머지 1000여 세대들은 시공사와 ‘입주지체보상금’을 놓고 치열한 법정공방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세종 리첸시아 아파트 입주자모집공고를 보면 ‘입주 예정 시기는 공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정확한 입주 시기는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명시됐다. 다만 ‘지체보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의 대상은 문화재 발굴이 필요한 유적출토, 시공 중 천재지변, 정부의 정책 변경 등이다. 결국 부실시공에 따른 입주지연으로 발생하는 지체보상금은 시공사와 입주예정자간의 법정공방을 통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세종시 관계자는 "시는 시공사측에 보상 문제와 관련 원만한 해결을 요구했다"면서 "하지만 입주지체보상금 문제는 시공사와 입주예정자간의 문제인 만큼 지자체가 개입할 수 있는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리첸시아 비상대책위원회는 "세종시청은 사용승인을 불허하고, 시와 시공사는 부실시공에 대한 사과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이다.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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