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아당뇨 연속혈당측정기[연합뉴스TV 제공]
소아당뇨 연속혈당측정기[연합뉴스TV 제공]

충남 태안군에서 발생한 일가족 사망사건은 경제적 어려움과 현 의료체계가 겹쳐 일어난 비극적 사건이다. 지난 9일 오전 태안군의 한 주택가 차량 안 에서 40대 남편과 30대 아내, 9세 딸이 숨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부부가 소아당뇨를 앓는 자녀를 살해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부가 남긴 유서에는 ‘딸이 너무 힘들어 해서 마음이 아프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딸 치료와 간병에 매달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갔다고 한다.

소아당뇨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건 이런 까닭에서다. 사망한 딸이 앓았던 1형 당뇨병은 소아에게 주로 발병해 소아당뇨로 불린다. 2형 당뇨병인 성인당뇨와 달리 특별한 예방법이 없어 조기 발견해 빨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다. 소아당뇨를 판별 받았다고 해도 치료할 의료기관이 부족한데다 치료비가 많이 들어 부모들에겐 여간 부담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19세 미만 소아당뇨병 환자는 1만5000명에 달한다.

소아당뇨를 원활히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은 주로 수도권이나 광역시 등 대도시에 몰려있다. 이 때문에 군(郡)지역 거주 환자는 치료를 위해 심지어 수백㎞나 떨어진 병원을 자주 왕래해야 하는 실정이다. 도농 간 의료격차 얘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사망한 어린이도 집에서 100㎞ 넘게 떨어진 병원에 입원하는 등 고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치료비는 온전히 부모 몫이다. 정밀 인슐린자동주입기 등 당뇨관리기기 구입 비용이 만만치 않다.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자 보건당국은 소아당뇨 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 확대 방안을 내놨다. 정밀 인슐린펌프 급여를 신설해 본인부담률을 30%에서 10%로 낮추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비용부담이 기존 약 380만원에서 45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소아당뇨 환자가 거주지 주변에서 안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구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의료비 지원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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