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갈등 조정 위해 협의체 설립
국내 최고인 한양대 연구소와 연계
기초연구부터 예방 체계화 방안 연구
갈등 해결 분야 전문인력 교육 운영
조정 방안 제시 등 지원 활동도 전개
노하우 지닌 석사급 30여명과 동행
충북 송전로 설치 과정 등 경험 풍부
활동 헌금, 장학·선교사업에만 사용

정영애  중원갈등협의체 회장
정영애  중원갈등협의체 회장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부름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 찬송가의 한 구절처럼 정영애(67·여) 중원갈등협의체 회장이 실천하는 삶의 궤적이다. 소명(召命)의 길을 가는 만큼 그에게 주어지는 사역(使役)들을 마다하지 않는다. 늘 헌신과 봉사에 천착(穿鑿)하는 그의 신앙과 신념 때문이다. 성서(聖書)의 가르침대로 선교하는 목회자의 삶이 본령(本領)이다. 교회가 성도들만 모이는 회당(會堂)이 아니라, 척박하고 처연한 세상에 온기가 되고 희망이 돼야 한다는 사명에서다. 같은 생각으로 함께 갈 사람들을 양성하기 위해 총신대 부속 원격평생교육원(교육부 공식 학위취득제도)을 운영하는 것이 두 번째 소명이다. 목회자로서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을 하다보니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새삼 각성, 사회문제 해결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사)뉴본(newborn)을 설립한 것이 세 번째 소명이다. 뉴본은 생명존중 문화운동을 모태로, 저출산 극복 운동,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저변 확대, 결혼·출산문화 개선, 중·고생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하나의 소명은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역할이다. 이를 위해 갈등 문제 해결의 국내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은 한양대 갈등문제연구소와 손잡고 중원갈등협의체를 만들었다. 갈수록 심화되는 사회적 갈등과 불신, 반목과 대립은 우리 공동체의 파괴와 분열을 초래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를 중재하고 해결하는 것이 공동체 활성화와 사회적 화합을 이뤄내는 선행 과제라는 인식에서다. 가히 존경스럽고 감화(感化)를 주는 삶이다. 이에 충청투데이 월요인터뷰에 그를 초대, 다양한 소명을 실천하는 그의 삶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대담·정리=충북본사 김동진 선임기자

-중원갈등협의체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기관인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상호 이해관계로 인해 다양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지역간이나 주민간, 세대간 갈등은 사회 구성원들간 간극을 더욱 벌어지게 함으로써 화합과 통합을 저해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갈등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많은 폐해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돼 있다. 이를 중재하고 해결하기 위해선 실체적 사례 연구 등을 바탕으로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해결방안 제시가 필요하다. 중원갈등협의체는 이같은 사회 갈등 문제 해결을 위해 갈등문제와 관련해 국내 최고 종합연구기관인 한양대 갈등문제연구소와 연계해 설립한 갈등문제 해결 기구다."

-어떤 방식으로 갈등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

"갈등의 유형과 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체계적이고 면밀한 사례연구들이 선행돼야 한다. 한양대 갈등문제 연구소는 국내 갈등문제 해결 연구기관으로선 최고로 인정받는 국가지정 갈등관리 연구기관이다. 중원갈등협의체는 이같은 한양대 갈등문제연구소의 각종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자체적인 경험과 연구를 더해 가장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중원갈등협의체는 각 분야별 갈등에 대한 기초연구에서부터 갈등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분석, 특히 사회적 비용과 영향에 대한 연구자료 등을 다양하고 충분하게 축적하고 있다. 또 갈등예방 및 관리를 위한 체계화 방안을 연구하고, 갈등 분석과 조정의 체계적 연구를 통해 갈등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면밀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갈등 문제 연구 외에 또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갈등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활동과 함께 현장에서 직접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갈등관리 전문인력 양성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갈등 해결과 협상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중이다. 업무분야나 갈등 유형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맞춤형 전문 교육과정을 통해 갈등 현장에서 이해관계자들간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하는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또 공공기관이나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갈등관리 전문가 양성 단기 과정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갈등관리 및 해결을 위한 사업으로 각종 정책 수립 과정에서 갈등 예방·조정 방안 제시, 연구용역 수행, 상담 및 현장지원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갈등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인력은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는지.

"다양한 현장 경험과 연구활동 노하우를 지닌 석사급 이상 30여명이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기관에서부터 자치단체, 대학 등 교육기관, 의료계, 법조계, 종교계, 사회복지분야, 건설분야, 환경 분야 등에서 활동하며 체득한 경험과 전문교육을 통해 학습한 갈등문제 연구 경험 등을 접목해 현장 중심의 맞춤형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주요 활동 성과에 대해 설명해달라.

"충북지역 일선 시·군 송전로 설치 과정에서 발생한 수행기관과 지역주민간 갈등 과정에서 현장 상담과 중재 등을 통해 원만한 타협점을 마련하는 등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 또 충북지역 각급 공공기관과 교육시설, 민간기업 등을 대상으로 현장 상담과 중재 방안 제시 등으로 갈등 예방과 중재 성과를 거둔 사례들도 많다. 특히 갈등의 사전 예방과 효과적 대응방안 교육을 위해 충북도내 자치단체와 기업체, 교육기관 등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해오고 있다."

-갈등 해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갈등도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문제다. 역설적으로 갈등을 풀 수 있는 열쇠도 인간관계에 있다. 대화와 토론 등 직접 접촉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우리 연구기관이 개입해 현장 상담 등을 통해 갈등 당사자간 입장차 간극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하고 형식적인 개입이 아닌, 오랜 연구와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갈등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당사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원협의체에서 얻은 수익을 장학사업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중원협의체를 설립한 목적 중 하나이기도 하다. 12년동안 목회활동을 하면서 신도들이 내는 헌금 중 절반은 장학사업에, 나머지 절반은 선교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목회자이지만 저는 사례비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 개인 생활은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50여명의 중고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그러나 더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중원협의체에서 발생하는 수익 중 운영비를 제외한 나머지 수익을 장학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뉴본 역시 10여명의 후원회장들이 청소년 장학사업을 위해 적지 않은 후원금을 내주고 있다. 저와 후원회장들이 지속적으로 후원회원들을 모아 장학사업을 늘려나가려 하고 있다. 참으로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향후 계획에 대해 말한다면.

"궁극적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장학재단은 단순히 여건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이들이 도움을 받아 성실한 사회인으로 성장해 다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봉사와 헌신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 간다면 가장 좋은 교육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도 선한 영향력이 확산된다면 제가 몸담고 있는 교회의 사회적 책무와 소명을 다하는 것이며, 또 생명존중 문화운동의 모태인 ㈔뉴본에 부여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고, 중원갈등협의체가 추구하는 갈등해결 노력과도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세상은 서로 다투지 않고 서로 음해하지 않으며, 서로 시기하지 않는 세상이다.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서로 돕고 사랑하는 세상이다. 이를 위해 미력이나마 소명을 다하고자 한다. 흔쾌히 제 뜻과 함께 해주는 남편과 아이들에게도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김동진 기자 ccj1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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