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문화신문]

▲ 국방대학교 수탁장교(인도네시아 대령) 이맘 수베크티(IMAM SUBEKTI)
▲ 국방대학교 수탁장교(인도네시아 대령) 이맘 수베크티(IMAM SUBEKTI)

인도네시아는 아시아와 호주 대륙 사이에 위치하여 인도양과 태평양을 걸쳐 17,000개 이상의 섬들이 모여 있는 가장 큰 군도 국가이다. 각각의 섬마다 독창적인 전통과 풍습을 갖고 있어 인도네시아는 매우 다양하고 풍부한 문화를 갖는다.

그 중에서도 무디크(Mudik)와 숭크만(Sungkeman)은 다양한 섬들의 문화가 섞여 만들어진 가장 보편적인 국가 전통으로, 한국의 효문화와도 연관성이 매우 깊다.

무디크(Mudik)는 자바 부족 언어 ‘Mulih-dhisik’에서 유래한 말로 ‘잠시 집으로 돌아오다’라는 뜻을 의미한다. 오래 전 시골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새로운 희망을 찾아 대도시로 이주했다. 돈을 아끼기 위해 1년 내내 대도시에서 일하며 시간을 보냈고, 연휴가 길게 있을 때면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과 친척을 만났다.

당시 인도네시아인들은 대부분 이슬람교도들이었기 때문에 라마단 단식기간이 끝나면 ‘Idhul Fitri day’ 라고 불리는 긴 연휴를 가졌다. 이 연휴는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가족들을 만나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되었다. 이 때 옷, 보석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선물을 가져가서 고향의 가족과 오랜 친구들에게 나누어주며 함께 행복을 나눈다.

오늘날 무디크는 다른 섬의 부족들도 모두 실천하는 국가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이 전통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공유하고 배려하는 것이 인도네시아 사회에서 매우 흔한 관습이 되었다. 또한 무디크 행사는 국가 경제 순환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숭크만(Sungkeman)은 젊은 세대에게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오래된 전통 중 하나로 ‘부모와 연장자에 대한 자녀의 헌신’과 ‘과거를 용서함으로써 모두 깨끗하고 신성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기도를 통해 미래에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기원하며, 무디크나 전통 결혼식에서 숭크만 전통을 찾아볼 수 있다. 무디크 기간 동안 숭크만은 젊은 자녀들이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 내 연장자에게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사과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부모님은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한 의자에 앉고 자녀들이 그 앞에 모인다.

가장 나이가 많은 자녀가 먼저 부모님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사과를 드리고 부모님의 건강을 기원하는 말을 드린다. 부모는 자녀에게 미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현명한 조언을 준다. 그러면 자녀는 부모님의 오른손에 입을 맞춤으로써 사랑을 표현한다. 한 명이 의식을 끝내면, 그 다음 나이가 많은 순으로 차례대로 진행한다.

결혼식에는 혼인하는 부부가 양가 부모님들께 축복을 요청하며 숭크만이 이루어진다. 신랑과 신부는 양가 부모님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지금의 자리로 인도해주시고 키워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부모님의 오른손 손바닥에 입을 맞춘다. 신부의 아버지는 결혼생활이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조언과 지혜를 전달하며, 사랑과 축복의 의미로 신부의 뺨에 입을 맞춘다.

숭크만 문화는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다시 싹트고 있다. 과거에 자바족으로부터 도입되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현지의 풍습이었지만, 이제는 인도네시아 모든 부족의 사람들로부터 행해지는 보편적인 문화가 되었다. 이는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을 중시하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숭크만 정신이 주는 철학적 의미가 보편적 관념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숭크만의 깊은 뜻은 부모님께 효를 실천하는 것을 자주 잊어버리는 젊은 영혼들의 스스로 깨우치려는 노력과 성찰을 의미한다. 숭크만 문화는 향후 변화하는 시대흐름과 젊은 세대들의 행동 변화에 의해 점점 더 잠식될 것이기 때문에, 그 신성함을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국방대학교 수탁장교(인도네시아 대령) 이맘 수베크티(IMAM SUBEKTI)>

▲ 문희봉 명예기자
▲ 문희봉 명예기자

단장(斷腸)의 아픔을 가슴에 안고

이웃집 중년 부부의 얘기다. 결혼한 지 10년 만에 얻은 딸아이가 저능아일 줄은 정말 몰랐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해 병원을 찾은 부모 앞에 떨어진 청천벽력 같은 의사의 말을 처음엔 믿지 못했다.

‘지능지수가 현저히 낮아 정상생활을 하는 데는 무리가 있을 것 같네요. 학교도 일반 학교가 아닌 특수학교에 보내는 것이 아이한테도 좋을 것 같고요.’ 왜 하필 내 자식이 그래야만 한단 말인가? 처음에는 수용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으로 힘든 시간을 견뎌냈다. 외관상 용모는 별 이상이 없었다. 걸음걸이도, 안면에 띠는 웃음도, 보는 것도, 듣는 것도…. 단지 지능지수가 좀 낮다는 것 말고는. 낱말카드로 읽고 쓰기를 반복하여 학습했다. ‘사과, 배, 복숭아, 자두, 말, 호랑이….’를 반복하여 학습했다. 아이가 싫어하지 않았다. 어느덧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됐다. 부모는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 입학시켜 달라고 애원했다. 그간 학습의 결과인지 하느님의 도우심인지 지능이 약간 올랐다. 받아쓰기도 잘하고, 덧셈, 뺄셈도 잘하며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그런 아이를 보며 부모는 덜컹했던 가슴을 쓸어내린다.

자신들의 지능지수가 평균 이상인 점을 미루어 보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를 더듬어본다. 그래도 이 집 아이는 살아있기에 다행이다. 주요섭의 ‘미운 간호부’에 나오는 얘기다. 7~8세밖에 안 된 귀여운 딸아이를 이질로 3일 만에 잃은 어머니가 자식의 죽음을 남편에게 알리러 간 사이에 병원 측은 시신을 벌써 시체실로 옮겨 버렸다. 소녀의 어머니는 딸의 죽음을 믿고 싶지 않았고, 할 수만 있다면 끌어안고 곁을 지키고 싶은 심정에 시체실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간호사는 시체실은 벌써 쇠를 채웠으니 가볼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니 죽은 애를 혼자 두고 쇠를 채워요?’ 그 어머니의 애절한 절규 앞에 ‘죽은 애 혼자 두면 어때요?’ 계모 밑에 자란 자식은 배불리 먹어도 살이 찌는 법이 없고, 남자가 심은 난초는 자라기는 하되 꽃다움이 없다 했던가. 정이 통하지 않은 소이겠다. 여유조차 없는 이다지도 얼음처럼 식어버린 세상의 마음을 어쩌란 말인가? 나는 문명한 기계보다는 야만인 인간을 더 사랑한다.

<문희봉 명예기자>

 

[효툰] 세계 각국의 효문화 - 베트남의 현대 효문화

글·그림: 정하은 

▲ [효툰]세계 각국의 효문화 베트남의 현대 효문화 글·그림 : 정하은
▲ [효툰]세계 각국의 효문화 베트남의 현대 효문화 글·그림 : 정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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