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차량용 요수 수출 통관 지연 접수
심사 마쳤지만 선적 단계서 통관 보류
소비자들 "요소수 대란 재연될까 걱정"
정부 3개월치 비축… "지나친 우려 말아야"

4일 대전의 한 대형마트에 차량용 요소수가 진열돼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4일 대전의 한 대형마트에 차량용 요소수가 진열돼 있다. 사진=김성준 기자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중국이 최근 한국에 대한 차량용 요소 수출을 다시 막으면서 2년여 전 발생했던 요소수 대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중국에서 한국으로 보내는 차량용 요소의 수출 통관이 지연되고 있다는 내용을 기업들로부터 접수했다고 밝혔다.

중국 해관총서(한국의 관세청)는 요소에 대한 수출 심사까지 마쳤지만 선적 단계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통관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통관 중단 조치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2021년 중국 정부의 수출 제한으로 요소수 대란이 일어났던 만큼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재차 요소수 부족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럭 운전기사 오모(48) 씨는 "재작년 요소수를 못 구해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면서 "이번에도 혹시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요소수 품귀 현상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이날 오전 대전지역 대형마트 두 곳을 살펴본 결과 진열 중인 요소수 수십 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요소수를 판매 중인 주유소에서도 품귀 현상이 나타나진 않았다.

이날 오전 지역 주유소 10곳에 문의해본 결과 9곳은 평소와 비슷한 요소수 판매량을 유지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1곳은 평소보다 2배가량 많이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 서구에서 차량용 요소수를 판매 중인 한 주유소 사장은 "요소수를 찾는 이들이 평소보다 특별히 많지는 않다"면서도 "(요소수를) 여러 통 살 수 있는지 문의하는 전화는 여러 통 받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적정 수준의 차량용 요소와 요소수 재고가 확보돼 있다며 요소수 대란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 민간 재고와 정부의 요소 비축분은 약 3개월치다. 차량용 요소와 요소수 재고, 베트남과 일본 등 중국 외 국가로부터 수입 예정인 분량까지 합산한 분량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중국과 체결한 계약 물량이 예정대로 도입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며 "업계의 수입선 다변화 지원, 차량용 요소 정부비축 제고 등 국내 수요물량의 차질 없는 확보 및 시장 안정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 2021년 요소수 대란을 겪었지만 여전히 요소 수입 대부분을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산 요소 수입 비율은 올해 10월 91%로 집계됐다. 요소수 대란을 겪은 뒤인 지난해에는 중국산 비중이 67%로 낮았지만, 가격 등 여러 요인 탓에 중국 의존도가 다시 높아졌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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