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호 신탄진고등학교 주무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정을 중시하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 다소 대단하게 생각됐던 남성 육아휴직이 맞돌봄을 위해 조금씩 당연해지고 있고 이런 사회적 흐름은 가족관계에 있어서는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올해초 정말 감사하게도 아이가 태어나고, 나도 육아휴직을 쓰게 됐다. 여러 가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육아휴직을 내지 못하지 않을까 잠깐 생각했지만 짧게나마 육아휴직을 내고 가정에 충실할 수 있어서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직장생활을 내려놓고 가정으로 잠시 돌아갔다.

집에서 먼 곳으로 직장을 다니며 다소 가정에 소홀했던 시간동안 아내가 많이 힘들었겠구나를 느끼며 육아에 대해 몸소 체험하는 시간을 보냈다. 우는 아이를 달래 먹이고, 씻기고, 아프면 병원에 가고, 같이 놀아주고 때로는 육아에 몸이 지치고 힘들어 쓰러져 자곤했다. 하지만 내 아이가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하루의 피로가 다 풀리고 즐거웠다.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는 나를 나 위주로 생각했던 삶에서 좀 더 가족을 위한 삶으로 바뀌게 하였다.

3개월간의 휴직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학교에 발령을 받았다. 신탄진이라는 낯선 지역과 처음으로 발령받은 고등학교, 최근 지원청과 직속기관을 거쳐 오랜만에 학교로 발령받아 새로운 발령지라는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지금은 항상 새로운 자리에서 일을 하는건 어려움과 즐거움 두가지가 공존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즐겁게 받아들이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다. 아이가 생기고 육아라는 것을 처음하면서 헤맸던 것처럼 지금하고 있는 업무는 이전에 해왔던 업무가 아니라 다소 서툴지만 이런 경험들이 나 자신의 발전에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 믿는다.

잠시나마 직장과 떨어져 육아로 지내온 시간도, 다시 나의 본연의 자리로 출근하여 그곳에서 나의 역할을 해나가며 일하는 것도 모두 나에게는 소중하다. 때로는 육아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업무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보람도 느끼면서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 반갑고 새로운 활력인 것 같다.

부모로서의 역할, 직장인으로서의 역할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고 모두가 소중하기 때문에 두가지를 조화롭게 이뤄내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새로운 도전이라고 요즘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직장상사·동료들, 가족구성원들과의 의사소통도 중요할 것이다. 나를 조금씩 내려놓고 가정과 직장에서 열린 의사 소통으로 육아와 직장생활의 균형을 위해 계속 노력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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