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유전적 요인 복합적 발생 추정
증상 나타나면 이미 진행된 경우 대부분
스파이 글래스 빠른 치료 가능해 장점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담도(담관)는 간에서 만들어진 소화액인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운송되는 통로다. 이 통로에 생기는 악성종양이 담도암이며, 생기는 위치에 따라 간내 담도암, 간외 담도암으로 나뉜다.

◆환경+유전 요인

담도암은 현재로서는 명확한 발생 원인을 알 수 없다. 다만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몇 가지 위험인자는 있다.

경화성 담도염, 만성 간질환, 췌담관 합류 이상, 담관낭종 같은 선천성 담관 확장증, 간흡충과 같은 기생충감염, 간내담석증 등이다. 고령과 가족력 역시 위험인자다.

◆간문부 담도암 많아

담도암 발생 빈도는 동양권이 서구보다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담도결석과 간흡충증(간디스토마증) 환자가 많다. 과거에는 민물고기 섭취로 간흡충에 의한 발생이 많았지만, 현재는 고령화, 담도염, 만성 간질환 등으로 주요 위험요인이 바뀌었다.

환자들은 보통 무증상 황달이나 체중감소로 진료실을 찾고, 담도가 좌우로 갈라지는 분지에 생기는 간문부 담도암이 가장 많다. 담도암 중 간문부 담도암의 치료가 가장 어렵다.

◆조기발견 어려워

담도암은 조기진단이 어려운 암 중 하나다. 특정 종양 표지자가 없고, 일반 건강검진에서도 여러 검사를 하지만 복부CT나 MRI 검사를 하지 않는 한 초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위·대장 내시경으로는 발견할 수 없고, 어느 정도 종양이 커져 변화가 생기기 전에는 복부 초음파에서도 발견이 어렵다. 따라서 대부분 담도가 막혀 황달이 생기거나 염증이 생겨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복부 초음파뿐만 아니라 CT검사도 포함하는 검진이 많아져 비교적 초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CT, MRI 그리고 ERCP

혈액검사에서 간 수치, 종양표지자 수치의 상승이 있거나 복부 초음파에서 담도확장이 관찰될 경우, 복부CT와 MRI가 진단을 위해 가장 중요한 기본검사가 된다.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흉부CT, PET-CT 등도 시행한다. 그리고 종양 침범부위 확인뿐만 아니라 조직·세포검사, 황달 배액을 위한 담도스텐트 삽입 등 여러 목적으로 ERCP(담도조영술)를 시행한다.

◆최첨단 담도내시경 ‘스파이글래스’

최근 ERCP(담도조영술)에 사용하는 담도내시경의 발달로 담도암의 진단율과 치료효율이 크게 높아졌다. 스파이글래스라는 최첨단 담도내시경이 임상에서 활약 중이다.

내시경 안에 다시 작은 내시경을 넣는 방식의 스파이글래스는 제거가 어려운 담석을 파쇄하는 시술은 물론이고, 빠르고 정확하게 조직학적 정보를 제공해 담도암 진단과 치료에 여러모로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모니터 화면이 아닌 육안으로 담도 속을 직접 관찰하며 조직검사와 시술을 시행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고, 실패율은 매우 낮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진단과 치료에 큰 도움

특히 조직검사 실패는 환자에게 큰 불편을 주고, 치료 또한 지연시키는데, 스파이 글래스는 정확한 조직검사로 빠른 치료를 돕는다. 뿐만 아니라 절제 범위와 수술 가능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 평가해 줌으로써 수술 전 치료계획은 물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의 계획 수립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정기 검진 매우 중요

발견이 늦다 보니 담도암 치료는 여전히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암검진, 직장검진 등은 거르지 말고 받아야 한다. 가족력이나 담석증 같은 기왕력이 있으면 더더욱 정기 검진은 필수다. 만성피로, 잦은 복통과 같은 증상도 지나쳐서는 안 된다. 이상소견이 보이면 소화기내과를 방문해 정밀검진을 받아야 한다. 수술가능 단계를 지났더라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현대의술은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면 수술 가능 단계로 발전시키고, 생존률도 높일 수 있다.

도움말=이태훈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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