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산업곤충연구소, '등검은말벌 유인물' 특허출원
꿀벌 천적 등검은말벌… 먹이 85%를 꿀벌로 섭취
도 출원 유인물질, 시판 제품보다 효과 20배 달

등검은말벌. 충남도 제공
등검은말벌. 충남도 제공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지난해 전국적인 꿀벌 집단폐사로 양봉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던 가운데, 꿀벌을 위협하는 말벌을 대량 포획하는 기술이 충남에서 나와 화제다.

15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 농업기술원 산업곤충연구소는 ‘등검은말벌 유인용 조성물’을 개발해 최근 특허출원까지 마쳤다.

말벌은 응애·진드기, 부저병과 함께 꿀벌 집단폐사의 3대 원인으로, 특히 등검은말벌은 먹이의 85%를 꿀벌로 채우는 그야말로 천적이다.

등검은말벌 1마리가 하루 사냥하는 꿀벌은 10~15마리로, 보통은 날아다니는 꿀벌을 잡아먹지만 봉군 세력이 약한 경우에는 떼를 지어 벌통 안으로 습격하기도 한다.

애초 등검은말벌은 동남아시아 등 따뜻한 지역에서 서식했지만, 2003년 부산에서 국내 처음 발견된 이후 여왕벌이 월동에 성공하며 2019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됐다.

등검은말벌 여왕벌 1마리당 번식 개체수는 3000~5000마리에 달한다.

이번에 도 산업곤충연구소가 특허출원한 것은 일반 포획기 안에 넣는 말벌 유인물질이다.

이 물질은 농업 부산물, 과일주스, 수분 유지 보조제 등에 말벌 유인력을 높이는 미생물을 첨가해 만들었는데, 기존 시판 제품보다 등검은말벌 유인 효과가 뛰어나다.

실제 산업곤충연구소는 지난달 17~22일 특허출원한 물질을 넣은 소형 포획기 1기로 등검은말벌 300여마리를 잡았다.

반면 같은기간 시판 유인물을 넣은 포획기에서는 등검은말벌이 최대 15마리에 불과했다.

연구소는 특허출원 물질로 봄철에 등검은말벌 여왕벌을 포획하고, 6월부터는 일벌을 대량으로 잡는다면 꿀벌 집단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증은 도 산업곤충연구소 연구사는 “특허출원 물질은 등검은말벌뿐 아니라 장수말벌, 꼬마장수말벌, 좀말벌 등 다른 말벌류에서도 유인 효과가 우수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꿀벌은 전 세계 과채 수분의 70% 이상을 담당해 채밀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생태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충남에는 지난 9월 기준 양봉농가 2646곳에서 25만 1000여봉군을 사육하고 있으며, 도내 꿀벌 집단폐사의 피해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3만봉군 수준으로 추정된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