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원장

47억 아시아인의 대축제인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8일 폐막식을 끝으로 16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대회 기간에는 추석 연휴도 포함돼 일가 친인척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진풍경도 볼 수 있었다. 필자 또한 친척들과 딸, 아들, 손주와 함께 모처럼 TV 앞에서 선수들을 응원했다.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대한민국은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로 중국과 일본에 이어 종합 3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펜싱, 태권도, 양궁 등 전통의 ‘효자’ 종목에서 좋은 성과를 낸 가운데 수영은 각종 대한민국 신기록을 기록하며 6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e스포츠와 브레이킹 등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 선을 보인 종목에서도 우리나라는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성적을 떠나 국민을 웃게 만든 인상 깊은 순간도 많았다. 탁구의 신유빈 선수는 특유의 긍정적인 모습으로 미소 짓게 했고 무릎 부상에도 투혼을 보여준 안세영 선수에게 끝없는 감동을 받았다.

메달 색과 유무를 떠나 39개 종목에 출전한 1140명 선수의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선수들의 노력이 태극기와 애국가를 대회 내내 울리게 만들며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렸다. 개인적으로 성적만큼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각종 경기 최고·최초의 기록은 확실히 대외적인 선전 효과가 대단하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노인빈곤율 1위, 저출산율 1위 등 각종 부정적인 기록들은 세계인들이 대한민국을 어떻게 볼까 생각하게 된다.

불명예스러운 1위 기록은 우리 사회에 적신호를 울린다. 통계청의 ‘2022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사망자는 1만2906명이다. 지난해보다 감소했지만 OECD 회원국 기준으로 평균 대비 2배 이상 높다. 노인빈곤율(37.6%)과 자살률 또한 OECD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출산율(0.78명) 또한 최저 기록이다. 모든 수치의 방향이 향후 국가성장 동력 감소와 돌봄 영역에 대한 사회 문제화 가능성이 커질 것을 가리킨다.

정부에서는 국정과제를 통해 해당 문제에 대한 인식과 함께 자살예방 기본계획 수립, 육아휴직제 확대 등 여러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전시 또한 정책적 노력으로 긍정적 성과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동안 특·광역시 자살사망률 1위 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지난해 자살사망자는 전년보다 54명 감소(12.7%)한 371명으로 전국 17개 시도중 15위, 7개 특·광역시 중 6위를 차지했다. 합계 출산율 3.7%(0.81→0.84명)와 조출생률 3.9%(5.1→5.3명)가 늘어 전국에서 유일하게 증가세를 기록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슬로건은 ‘마음이 통하면 미래가 있다(Heart to Heart, @Future)’였다. 온 국민의 염원이 대회의 좋은 성과를 이뤄낸 만큼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한마음으로 밝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길 희망해 본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