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5년이상 올 들어서만 9명
공직사회 회의감 가장 큰 이유

국가공무원 퇴직자 추이. 그래픽 김연아 기자.
국가공무원 퇴직자 추이.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신입 뿐만 아니라 중견 공무원의 명예퇴직이 증가하면서 청주시 공직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뾰족한 해법은 없는 상황이다.

9일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시 명예퇴직자는 2020년 28명, 2021년 33명, 2022년 33명, 올해 30명 등 4년간 총 124명이다.

이 중 정년이 5년이상 남은 명예퇴직자는 2020년 5명, 2021년 3명, 2022년 3명 등인데 올해 들어서는 이날 현재 기준 9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달 안에 5·6급 간부급 공무원들이 추가로 명예퇴직을 신청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증가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명예퇴직은 일반 의원면직자와 다르게 20년이상 재직자에게 해당하며, 기초자치단체에서는 간부급으로 분류되는 4·5·6급 이상 공무원이 주된 대상이다.

최급 명예퇴직이 급증한 이유는 공직사회에 대한 회의감이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직업적 메리트가 줄어들고, 행정의 범위가 넓어짐에 따른 책임은 더 무거워졌으며, 변화하는 조직문화로 인한 세대 간 갈등 등의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청주시 팀장(6급) A 씨는 "공무원이 철밥통이라고는 하지만 임금이 높은 편도 아니고 연금도 계속해 나빠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예전과 다르게 행정의 범위가 넓어졌고 팀장급 이상부터 많은 책임감이 따르기 때문에 스트레스 강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문화도 많이 바뀌어 법의 저촉 여부로 실무 직원이 일을 못하겠다고 버티면 팀장이 그 일까지 하는 게 허다하다"며 "적극행정을 요구하지만 오송지하차도 참사 이후 책임 소재 문제로 실무 직원들은 경직되고 간부급은 지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공무원이 대기만성(大器晩成)형의 직업인 만큼 정책이나 실무에 능통한 간부급 공무원이 떠나는 것은 신규 직원의 이탈과는 차원이 다른 자원 손실이라는 지적이 있다.

B(6급) 씨는 "20여년이상 일한 공무원이 퇴직을 하는 것은 큰 자원 손실인데, 여기에 ‘일 잘한다’는 평을 받던 평직원들도 떠나면서 퇴직에 관한 이야기가 내부에서 많아 조직 전체가 동요할까 걱정된다"며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특별한 대책은 딱히 없는 상황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명예퇴직을 하는 가장 큰 세가지 이유는 건강, 33년 연금 만기, 제2의 인생 준비 등"이라며 "공무원의 지위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직업에 안정성을 가질 수 있도록 비전 등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또 "후생복지 강화 등도 검토해 직원들이 안정된 상태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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