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년간 육성·지원 예산 12억원 삭감
여성 과기인 채용·기술 실적 증가에 ‘찬물’
인재 양성 기반 좌초·활동폭 축소 우려도

최근 3년간 여성 과학기술인 지원 육성 예산. 그래픽 김연아 기자. 
최근 3년간 여성 과학기술인 지원 육성 예산.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국가 R&D 예산 삭감 불똥이 여성과학기술계에도 튀었다.

2년 연속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예산이 줄어들면서 최근 5년(2017~2021)간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여성과학기술인 채용과 기술, 승진 실적이 증가하는 상황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윤석열 정부는 여성 과학기술인 지원 육성 예산을 지난해 251억원에서 2023년 246억원, 2024년 239억원으로 2년간 약 12억원 삭감했다.

2022년 193억 6000만원이었던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예산은 2년 사이 188억 8000만원으로, 동기간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설치·운영은 57억 2000만원에서 50억 2000만원으로 줄었다.

여성과학기술인 연구협력 지원, 지역 이공계 여성인재 양성, 여성과학기술인 R&D 경력복귀 활성화 등 여성과학기술인 육성부터 경력단절 여성 과기인의 복귀를 위한 지원분야까지 모두 삭감된 것이다.

국회 과방위원회 이정문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천안병)이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7~2021년 정부 출연연 42곳의 여성과학기술인 채용·재직·승진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채용의 경우 2017년 16.7%에서 2018년 29.8%, 2019년 22.1%, 2020년 22.8%, 2021년 21.7%를 기록했고 재직은 2018년 14.9%에서 2021년 16.1%로 상승했다.

다만 전체 이공계 재학생 중 여학생 비율이 30%대인 것과 비교해 여성 과기인의 채용·재직·승진 비율은 20%대에 머물러 이공계 여학생 중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낮은 상황이다.

여기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2021년 여성과학기술인력 활용실태조사 보고서’에서 기혼여성과학기술인 중 경력단절 여성은 자연계열 17%, 공학계열은 21.6%에 달했다.

여성 과기인에 대한 실질적인 양성과 지원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의 여성과학기술인에 대한 투자로 청사진을 그리던 여성과학기술계서는 예산 축소에 따른 인재 양성 기반 좌초, 활동폭 축소 등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성과학기술인 A씨는 “여성과학기술인 인재 활용은 국가 과제이고 우리나라 마지막 인재풀이라고 생각한다”며 “여성과학기술인들이 활동 범위를 넓혀 국제무대로 향하고 있는 시점에서 예산이 줄어들어 활동에 큰 타격을 입게 됐는데, 또 정부 키워드는 국제협력을 내세우고 있어 이 부분이 아이러니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여성과학기술인들도 이번 예산 삭감에 대한 유감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고 과기부에도 관련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예산이 한 번 줄어들면 증액이 되기 어렵기 때문에 원안이라도 지켜져서 여성과학기술인들의 활동에 제약이 따르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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