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모 대전 서구청장

지난 3월 충남 천안의 한 원룸에서 보일러 수리 기사 A가 여성이 혼자 사는 것을 알고 난 뒤 성추행 범죄를 저질러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일을 마치고 집 밖으로 나왔다가 여성 혼자 거주한다는 사실을 알고 "놓고 온 물건이 있다"며 재방문한 뒤 흉기로 위협하면서 범행을 저질렀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부산 서면에서 30대 초반 남성 피고인 이 씨가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묻지마 범죄 사건이 발생하는 등 최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2월 기준 대전의 여성 1인 가구는 11만 7656가구이며, 그중 서구에 34%에 달하는 3만 9694가구가 집중돼 있다. 중구는 1만 8146 가구, 대덕구는 1만 2458가구 등으로 타 자치구 대비 2배 이상 많다.

이처럼 서구는 대전에서 여성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서, 나 홀로 여성 가구를 대상으로 한 범죄를 예방하고 여성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서구는 범죄예측시스템(Pre-CAS) 분석 결과 범죄 발생 위험도 3등급 이상인 고위험지역을 여성친화 행복마을 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여성친화도시를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현재 서구의 여성친화 행복마을은 총 8곳으로, △도마2동(배재대 후문 일대) △갈마1동(둔산중 둔산여고 일대) △탄방동(남선공원 일대) △변동(변동 행정복지센터 일대) △갈마2동(갈마2동 행정복지센터 일대) △내동(서부초·봉산중 일대) △월평1동(월평1동 행정복지센터 일대) △관저2동(관저문예회관 인근) 등이다.

지정된 마을에는 어두운 골목길 범죄 발생 예방을 위한 CCTV와 LED 보안등, 바닥에 불을 비추는 로고젝트, 태양광 표지병, 무인안심 택배보관함 등을 설치하고, 관할 경찰서의 협력을 통한 정기적인 순찰로 범죄 발생을 예방하고 있다.

혼자 귀가하다가 누군가 쫓아오는 느낌이 든다면, 근처 24시 편의점으로 달려가서 구조를 요청할 수도 있다. 서구는 관내 47곳의 편의점에 서부·둔산경찰서와 협력해 ‘여성안심지킴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지정된 편의점에는 여성안심지킴이집이라는 안내판이 부착돼 있고 안심 비상벨이 설치돼 있어 편의점 점주에게 위험상황을 알리면 된다. 비상벨이 눌리면 경찰서에서 즉시 출동하며, 출동한 경찰관은 여성이 집까지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동행한다.

안전도시라고 하면 범죄로부터의 안전함이 기본이다. 그러나 치안적인 면이 안전도시를 모두 포괄하지는 않는다. 일상에서의 손상, 즉 고령자의 낙상사고, 어린이 교통안전, 장애인 보행 안전, 재해 대응 시스템 등 각종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행정적인 사회 안전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물론, 구성원들이 자발적이고 체계적으로 노력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범죄예방을 위한 안전 시스템 구축에서 더 나아가 교통체계 개선, 도시건축물 안전 관리, 재해 예방 시스템 구축 등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서구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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