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별 강제배차 하루 10건 이하… 체감 미미
市 "증차 실현 위해 부처와 지속 협의 중"

세종시 택시 [촬영 이은파] 사진=연합뉴스.
세종시 택시 [촬영 이은파]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세종시가 택시난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강제배차’ 자구책의 실효성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우선(강제) 배차 건수가 각 동별로 하루에 10건에 그쳐 시민의 체감 효과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세종시만의 특수성을 감안한 국토교통부의 증차 계획이 시급하다.

19일 세종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시민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오는 12월 말까지 ‘택시우선배차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우선 배차지역은 반곡동, 소담동, 보람동, 한솔동, 새롬동, 다정동, 종촌동, 고운동, 아름동, 해밀동, 집현동 등 11개 지역이며, 각 동별로 하루 10건을 우선배차에 투입한다. 해당 서비스는 세종통합콜(도화콜)센터를 통해 전화로 택시를 호출해 이용할 수 있다.

정책 발표 이후 세종시민들은 택시난이 일정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강제배차 건수가 지극히 부족해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고운동에 거주하는 한 직장인은 "저녁 시간을 맞아 회식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시가 지정한 도화콜 택시를 불렀지만, ‘주변에 차량이 없다. 다음에 이용해 달라’는 문자만 올 뿐"이라며 "강제배차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변화된 것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콜센터 운영방식도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세종시의 총 택시수는 438대다. 세종시는 이 중 389대가 도화콜을 이용한다는 집계를 내놓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세종시의 한 택시 운전자는 "세종시는 개인 택시 몇대만 도화콜을 운영하고 있고, 법인 택시들 상당수는 이용객들이 많이 찾는 카카오택시 앱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운전자는 택시난 문제와 관련 "세종시가 최근 발표한 강제배차는 하루 10건에 그쳐 시민들이 체감하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은 택시 증차 뿐"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시는 난감한 표정이다.

시 관계자는 "세종시는 2025년 이후에나 택시 증차 계획이 이뤄질 수 있다. 택시난을 해결하기 위해 강제배차의 자구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한 것"이라며 "특히 국토부의 택시 총량제는 ‘감차’를 목표로 하고 있어, 추후 증차가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세종시만의 특수성을 감안한 증차를 실현하기 위해 현재 관련 부처와 지속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시의 택시난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하다. 세종시 인구(39만 1500명)를 기준으로 택시 1대당 인구는 894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가장 높다.

세종시의 한 시민은 "세종시가 보다 면밀한 자구책을 마련해 시민들의 체감 효과를 끌어 올려야 한다"며 "특히 정무적 기능을 최대한 발휘해 국토부를 설득해 택시를 증차하는 현실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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