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대비 진료 건수 비율 0.60% 기록
환자들 대부분 의원급 의료기관 재진
의료 취약지, 초진 불가 등 문제 드러나
"의료사고 등 법적 책임 문제 신중해야"
의료계, 비대면 진료 확대 반대 목소리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가 열리고 있다. 2023.9.14 사진=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가 열리고 있다. 2023.9.14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종료된 가운데 시범 기간 동안 27만여명이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6~7월 2개월간 진행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이용자 수는 6월 14만 373명, 7월 12만 7360명으로 총 26만 7733명이다.

진료 건수로 보면 6월 15만 3339건, 7월 13만 8287건으로 총 29만 1626건이다. 이는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던 2020년 2월~2022년 5월 월평균 진료 건수(22만 2404건)보다 각각 6만 9065건, 8만 4117건 감소한 수치다.

한시적으로 허용했을 당시 비대면진료는 이용 대상에 제한이 없었지만, 이번에 진행한 시범사업은 재진을 원칙으로 하되 섬·벽지 등에서만 초진을 허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에서 인구 대비 진료 건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이었다. 세종의 인구 대비 진료 건수 비율은 지난 6, 7월 각각 0.60%(2310명, 2305명)를 기록했다. 전북과 광주는 각각 0.50%, 0.43%로 그 뒤를 이었다. 진료 건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서울(7만 1270건), 경기(6만 4366건), 대구(1만 7998건) 순으로 집계됐다.

충청권에서는 충남이 6081건으로 가장 높았고, 대전(4565건), 충북(4040건), 세종(2310건)이 그 뒤를 이었다.

비대면 진료 환자 대부분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재진 환자였다. 의원급 재진은 6월 기준 12만 6648건으로 전체 비대면 진료 건수의 82.7%를 차지했다. 재진 환자 중 만성질환자 비율은 48.6%(6만 1514건)였다.

초진은 2만 6510건으로 17.3%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740건(17.9%)은 18세 미만 소아에 대한 진료였다.

비대면 진료 이용자를 연령별로 보면 6월 기준 60대가 2만 5785명(16.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15.4%)와 0~9세(12.4%) 순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는 시범사업 당시 의료 취약지역에서 초진 이용이 불가하고, 야간·휴일에는 사실상 비대면진료가 원천 봉쇄되는 문제점이 나타났다며 비대면진료 범위를 확대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의료계는 정부가 추진 중인 비대면 진료 범위 확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초진 비대면 진료가 환자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김영일 대전시의사회 회장은 "만성 질환에 대한 재진이라면 몰라도 초진 시 직접 만나지 않고 비대면으로 환자의 증상만 듣고 제대로 된 진료를 보기 어렵다"며 "비대면 진료 중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junea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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