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아파트 작은도서관 가보니
평일 2시간 운영… 2~3명정도 방문
지원 못받아 프로그램 기획도 난항

대전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작은도서관 내부 모습. 사진=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대전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작은도서관 내부 모습. 사진=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충청투데이 조정민] "예전엔 아이들 방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활발했는데 이젠 못해요. 활동 없는 도서관이 되니 지원도 못 받았어요."

최근 방문한 대전 동구의 한 아파트 내 작은도서관은 관리는 깔끔하게 되고 있었지만 공허함이 느껴졌다.

온기 없이 썰렁한 도서관은 활력이 넘치는 바로 옆 휘트니스 센터와 대조적인 분위기였다.

평일에 단 2시간만 운영 중인 이 도서관에는 하루에 기껏해야 2~3명 정도만 방문한다.

그마저도 부모가 도서를 대신 반납하러 잠시 들르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도서관에 방문한 아파트 거주민 이모 씨 역시 도서 대출 반납 후 금방 자리를 떴다.

아파트 입주민의 자원봉사로 운영 되고 있는 이 도서관에는 이 씨 이후 방문객이 없었다.

해당 도서관의 관장은 도서관 운영이 전처럼 활발하게 운영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시간만 운영해서 그런 탓도 있겠지만 아파트 도서관 주요 방문객인 아이들이 요즘은 모두 학원에 다녀 이용자 수는 줄고, 활성화되지 못하고 침체되는 듯하다"고 한탄했다.

이어 "지자체 차원 자치 평가 후 도서 구입 보조금이 나오긴 하지만 올해 우리 도서관은 지원을 못 받았다"며 "새로운 아파트 도서관은 계속 생기고, 이 도서관은 예전에 비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없어 지원 대상에서 탈락된 것 같다. 학원에서 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이 많아져 프로그램이 열려도 모집은 안 되고 강사비 등 비용 차원 부담도 커 선뜻 프로그램을 기획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동구의 또 다른 아파트를 가보니 4~5명의 아이들이 잠시 땀을 식히고 놀기 위해 단지 내 도서관을 찾았다.

독서를 위해 방문한 아이는 신작 만화책이 없어 실망한 기색이었고, 나머지 아이들은 도서관 내 마련된 보드게임을 하고 싶은 듯 보였지만 딱딱한 분위기를 풍기는 도서관 내부에 곧 흥미가 사라진 듯 놀이터로 자리를 옮겼다.

해당 도서관의 운영 도우미는 "아이들 무리가 잠시 들러 놀다가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조용히 책을 읽다가거나 대출·반납 하러 오는 입주민이 대부분"이라며 "코로나 이전에는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코로나로 휴관을 거치면서 프로그램 기획이 전보다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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