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아파트 도서관 74곳 운영
운영·관리 관련 규제·지원 없어
아파트 따라 운영 방식 ‘제각각’
지자체 보조금, 책 구입에 쓰여
가이드라인·컨설팅… 지원 필요

2023년 대전 도서관 현황. 그래픽 김연아 기자. 
2023년 대전 도서관 현황. 그래픽 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조정민]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의무화 된 작은도서관이 대전지역 아파트 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아파트 내 작은도서관은 지역민 생활밀착형 도서관으로 이용 접근성과 지역 커뮤니티를 높이기 위해 설립됐지만 대부분 활성화되지 못한 채 목적성을 잃어가고 있다.

본보 취재 결과 현재 대전지역 공공도서관(258곳) 중 공립도서관은 49곳, 사립도서관은 209곳으로 사립도서관 비율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이중 대전지역 사립도서관의 35%, 총 74곳은 아파트 도서관으로 운영 중이다.

앞서 2012년 개정된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주민공동시설로 경로당, 어린이 놀이터, 어린이집, 주민운동시설, 작은도서관 등을 설치해야 한다.

문제는 이 아파트 도서관이 설치 의무만 있을 뿐 사후 운영·관리 등에 있어선 규제나 지원방안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하루 2~4시간만 운영하거나 일주일에 이틀만 개방하는 등 아파트 사정에 따라 운영 방식이 제각각이다.

한 지역 내 아파트 도서관 A관장은 "적은 예산으로 인건비 충당은 부담이 돼 입주민 자원봉사자가 운영하다보니 시간, 날짜 등에 체계를 갖추기 어려운 상황일 수밖에 없다"며 "지자체 차원 자치 평가 후 도서 구입 보조금이 나오긴 하지만 신작 구입만으로 빠듯하다"고 토로했다.

공립도서관의 경우 지자체로부터 도서 구입비, 인건비, 프로그램비, 운영비 등을 지원받아 비교적 안정적 운영이 가능한 반면 아파트 도서관은 도서 구입비 보조금 외엔 아파트 관리비와 입주민 기부금 등으로 운영된다. 문화체육관광부 ‘2022년 작은도서관 운영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대전 사립작은도서관의 운영 자원봉사자 수는 평균 6명으로 공립도서관(20명)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다.

도서자료와 연간 평균 대출 수 역시 공립 도서관과 큰 차이를 보인다.

공립도서관 도서자료는 7963권인데 비해 사립도서관은 5495권이 마련돼 있었다. 연간평균 대출권수는 공립도서관 3969권, 사립도서관은 1166권으로 3배 이상 많았다. 지난해 말 일명 작은도서관법이 개정돼 설립목적을 위반하거나 방치돼 운영·관리할 경우 시정조치 및 행정처분도 가능해졌으나 단속 자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설, 장서, 인력, 교류협력, 이용자서비스 등 여러 방면에서 아파트 도서관의 한계가 드러나자 운영 가이드라인 제시, 컨설팅 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아파트 도서관 관리자는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흥미를 끌어야 한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프로그램 기획에 지원과 도움을 준다면 여유롭고 안정적인 운영과 함께 도서관 활성화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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