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일 충북과학기술혁신원 경영본부장

최근의 폭우와 자연재해는 ‘극한폭우’, ‘지구 열대화’ 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먼셔 이상기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것이 올해만 발생하면 좋겠지만, 지구 온난화로 더 심해지면 했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지역인 충청권을 강타한 극심한 수해(水害)를 발생시킨 올여름 장마가 지난 26일 공식 종료됐다. 올해 장마는 각종 기록을 썼다. 동서로 길이가 길고 남북으로 폭은 좁은 ‘띠’ 형태로 좁은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린 장마전선은, 이 전선이 오래 머무른 충청·경상·전라권에 집중호우를 쏟아냈다. 충청권은 각각 역대 두 번째로 비가 많이 내린 해였다. 장마철 전국 평균 강수량은 641.4㎜로 기상 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래 역대 세 번째였다. 6월 25일부터 ~ 7월 24일까지 기간만 따지면 충청권은 역대 최대 강수량이다.

충북 지역의 오송읍 궁평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오송지역은 미호강 근처에 있는 관계로 수해가 2~3년마다 반복되고 있다. 그 근본 원인을 생각해 보았다. 미호강 강폭은 상당히 넓은 대 자세히 보면 많은 퇴적물과 중간중간에 있는 섬들이 문제가 있다. 필자가 청주에 산지 60여년이 되어가는데 어렸을 적 미호천은 넓은 모래와 자갈만 보였고 이곳에서 멱감고 놀고하였다. 지금과 같이 퇴적물이 쌓인 섬이 있는 미호천은 아니었다. 예전에는 산에 나무가 적어 적은 비에 물이 강둑까지 금방 차오르지만 빠지기도 금방 빠졌다. 현재는 퇴적물이 쌓인 섬에 나무가 자라 어느 곳은 아예 숲을 이루었다. 이런 숲이 홍수시 물 흐름을 방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이 숲의 나무와 낙엽이 홍수 때는 교량에 걸려 물 흐름을 방해하여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미호강과 연결된 금강도 마찬가지다.

바닥준설은 제치더라도 중간중간 섬이라도 제거해야 된다. 그럼 그 많은 흙은 어디로 처리할 것인가. 둑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고,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둑 옆에 파크골프장, 우드볼장, 체육시설 등을 조성한다면 노인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공간이 될 것이다. 이때 홍수시 물이 빠져 나갈 수 있는 대형관로를 하단에 매설하고 그 위에 준설토를 쌓는 다면 파낸흙 운송거리도 짧아 예산도 절약 할 것이다. 평상시에는 체육시설로 홍수 때에는 빗물배수터널이 되는 것이다. 다른 나라를 보면 미국 뉴올리언스는 지대가 낮고 해수면이 높기 때문에 홍수가 자주 발생하는 도시다. 이 때문에 뉴올리언스는 배수관을 평상시에는 도로로 사용하고 홍수 발생 시 물이 빠르게 배수되어 피해를 줄이고 있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여러곳에 존재한다.

우리나라는 넓은 하천이 장마철 며칠만 사용되는 비효율적인 구조로 되어있다. 체육시설뿐만 아니라 수변공원 조성, 수상레저 활성화 공간, 생태계 보호 공간 등 뭔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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