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농협중앙회 충남세종본부장

기록적인 폭우로 많은 상처를 남겼던 장마가 드디어 지난달 26일 종료됐다고 기상청이 공식 발표했다.

50여년 만에 세 번째로 많은 비로 기록된 올해 장마는 충청권에 평년 대비 약 1.8배 많은 비를 뿌렸고, 장마 기간 중 비가 온 날인 강수일수는 2006년 27일, 2020년 28.7일, 2023년 21.2일로, 올해는 역대 1, 2위 누적강수량을 기록한 앞선 두 해에 비해 짧은 기간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 7월 13~18일까지 장마전선이 머물렀던 충청권에 엿새 동안 내린 비는 1년 강수량의 3분의 1을 넘길 정도로 기록적인 폭우가 집중돼 인명피해는 물론 농경지 침수까지 농업계 전반에 많은 피해를 남겼다. 중복을 앞두고 수확을 준비하던 수박 비닐하우스에 물이 들어차고 멜론 하우스 수해로 시름에 잠겼던 농업인의 한숨을 잊을 수가 없다. 수해로 축사에서 나오지 못한 가축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하시던 축산 농업인의 얼굴도 계속 생각이 난다. 자식같이 키워왔던 농작물이 갑작스러운 수해로 메말라 죽어 갈 때 이를 바라보는 농업인의 심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재해 앞에서도 이어지는 온정의 손길을 보며 함께하는 우리 사회의 온기을 느꼈다. 기록적인 피해를 남겼던 장마는 연일 계속되는 수많은 자원봉사자의 구슬땀과 각계각층의 따뜻한 온정의 손길 덕분에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유실됐던 제방은 복구되고 침수됐던 농경지는 다시 푸르름을 찾아가고 있으며 비닐하우스에서는 초겨울 수확을 목표로 파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청양 정산농협에서 진행된 침수 농기계수리 봉사활동에서는 주말도 반납한 채 충남 각 지역에서 달려온 지역농협 농기계 기술자 30여명이 트랙터와 관리기 등 침수된 농기계 300여대를 수리해 주기도 했다.

농협은 앞으로 마무리 수해복구는 물론 병충해 방제와 농업인 직접 지원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 지자체와 함께 상습 침수지역에 대한 지원방안을 논의해 자연재해 예방에 나설 예정이다. 재해발생에 대비해 구호물품을 확보하고 재해복구 장비를 확충해 나갈 생각이며 지역농협과 상시 소통채널을 통해 신속한 재해복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도록 하겠다.

기록적인 폭우 앞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던 우리 농촌에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수해복구에 구슬땀을 흘려주신 자원봉사자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또한 수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촌의 농업인분들께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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