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아동 급식비·문화유산 지원 등 다양
기재부 복권위원회 ‘복권기금’ 사업 주목  

충청남도 결식아동 급식비 지원사업 관련 현장 사진. 사진=복권위 제공
충청남도 결식아동 급식비 지원사업 관련 현장 사진. 사진=복권위 제공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결식아동 급식지원부터, 문화유산 살리기까지.’

복권 판매 수익금으로 모아진 복권기금의 ‘소중한 쓰임새’가 주목받고 있다.

1000원짜리 복권 한 장을 구입하면 판매 수익금의 41%(410원)가 복권기금에 적립된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이렇게 모아진 복권기금을 각 지역의 실정과 형평성, 기금의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 해녀의 명맥을 잇는 사업에도 복권기금이 활용됐다. 지역 사회에 희망을 전달하는 복권기금의 다양한 사업을 살펴본다.

◆결식아동 급식 지원

복권기금이 결식아동 식단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복권기금은 충청남도 결식아동 급식비 지원사업에 30억 원을 투입해 결식이 우려되는 지역 아동들의 결식 예방과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전년 대비 15억 증액된 금액이다. 그동안 낮게 책정돼 현실과 동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아동 급식비 단가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충남도는 복권기금의 지원 확대로 기존 급식 단가를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상향했다.

그동안 결식아동 급식비 지원사업은 지방 이양사업으로 분류돼 국비 지원 없이 지방비로만 부담해 급식단가를 현실과 달리 낮게 책정해야만 하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충남도는 지난해부터 복권기금의 지원을 받았으며, 올해는 총 사업비 328억 7976만 원 중 9.12%를 복권기금으로 충당해 운영한다. 복권기금은 충남 외에도 올해 전라북도에 21억 2400만 원, 경상남도에 25억 7700만 원이 지원돼, 지방자치단체의 결식아동 급식에 활용될 계획이다.

충남도는 올해 1만 3790명의 결식 우려 아동에게 급식비를 지원한다. 복권기금 지원으로 급식비 지원 단가가 상향돼 건강하고 균형 잡힌 급식 제공이 가능해졌고, 아동들의 급식 선택권도 확대시켰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복권 판매 수익금의 41%가 기금으로 조성돼, 결식 우려가 있는 아동들에게 균형 잡힌 급식을 제공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일주일의 희망으로 불리는 복권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 해녀 물질 작업 현장. 사진=복권위 제공
[제주 해녀 물질 작업 현장. 사진=복권위 제공

◆제주 해녀 생계 지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제주 해녀가 고령화되며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재 제주도에 등록한 해녀는 3226명이다. 매년 200여 명씩 줄고 있다.

신규 해녀도 2019년 49명, 2020년 36명, 2021년 38명, 2022년 28명으로 늘지 않고 있다. 살아있는 문화유산인 제주 해녀의 명맥이 끊길지도 모른다.

복권기금이 제주 해녀들의 생계 지원에 나섰다. 복권기금은 올해 처음으로 고령 해녀 생계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복권기금 24억 2000만 원을 신규 투입해, 70세 이상의 현직 해녀들이 지속적으로 해녀 어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생계를 지원한다.

고령 해녀들은 체력 부담으로 작업량에도 한계가 있지만, 마을 어장의 자원 감소로 생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권기금을 통해 소득 보전 차원의 지원으로 70세 이상 79세 이하 해녀는 월 10만 원, 80세 이상은 월 20만 원의 수당을 지급받는다.

이로 인해 고령 해녀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무리한 조업에 나서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만들어져, 물질 작업 중 발생되는 안전사고 위험 또한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제주도 해녀협회 회장은 “고령 해녀들은 체력적인 이유로 젊었을 때 보다 작업량에 한계가 있어 소득 감소가 많다”며 “복권기금을 통한 생계 지원이 고령 해녀들의 소득 안정화와 복지 향상에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제주도청 정재철 해양수산국장은 “고령 해녀 생계 지원은 고령 해녀들의 소득 보전은 물론 무리한 조업을 예방해 안전사고를 줄이는데 목적이 있다”며 “복권기금을 통해 제주해녀문화를 효율적으로 보존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유산채널의 문화유산 촬영 현장 모습. 사진=복권위 제공
문화유산채널의 문화유산 촬영 현장 모습. 사진=복권위 제공

◆K-문화유산 가치를 높이다

복권기금이 K-문화유산을 빛내고 있다.

대한민국 문화유산 전문 채널인 문화유산채널(Korea Heritage Channel)에 운영 사업비 전액을 지원하며 K-문화유산의 소중한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문화유산채널은 문화재청이 한국문화재단과 함께 운영하는 영상 채널로 문화유산의 소중한 가치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고품질 문화유산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2010년 서비스 오픈 후 1만 3000여 편의 문화유산 콘텐츠를 선보이며, 대한민국 문화유산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문화유산 대표 온라인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복권기금은 2022년부터 문화유산채널 운영 사업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총 26억 6300만 원을 투입해 문화유산 다큐멘터리, 예능·교양, 뉴스·정책, 교육 등 테마별 콘텐츠와 전 세계 수요자층을 겨냥한 K-문화유산 콘텐츠를 제작한다. 또한 문화유산 콘텐츠를 국민들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웹, 모바일, TV, OTT 플랫폼 등의 다양한 매체에 보급한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문화유산채널은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콘텐츠 조회 수 1억 뷰를 기록했다. 전 세계 188개국 85만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한국문화재재단 미디어콘텐츠팀 김한태 팀장은 “문화유산은 긁지 않은 복권처럼 무한한 잠재적 가치를 지닌 소재여서, 문화유산채널 콘텐츠를 통해 지금껏 알지 못한 역사 문화의 가치를 되새겨보는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복권기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사회적 약자와 다문화 가정을 배려한 콘텐츠도 제작해 공공의 가치를 높이고 한국 문화의 이해를 넓히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재부 복권위 관계자는 “우리가 종종 구입하는 한 장의 복권이 문화유산 콘텐츠 제작을 지원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 가치를 전파하는데 큰 힘을 보태고 있다”며 “복권기금은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한 가치를 국내외 알리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되찾고 보호하며 보존하는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권기금 어떻게 쓰이나

복권기금은 복권사업으로 조성된 재원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사용하기 위해 2004년 '복권 및 복권기금법' 제정을 통해 설치한 기금이다. 로또복권, 연금복권, 즉석복권, 전자복권 판매 수익금의 41%가 복권기금으로 조성된다. 1000원짜리 복권 한 장을 구입하면 이중 약 410원이 복권기금으로 적립된다.

복권기금은 지방자치단체, 과학기술진흥기금,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10개의 법정배분기관에 배분하고 있다. 배분된 기금은 각 지역의 실정과 형평성, 기금의 특성을 고려해 과학문화확산사업, 장애인생활체육 지원, 문화재 돌봄사업, 시청각장애인 학습지원, 교통약자를 위한 이동권지원 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지원되고 있다.

복권기금 지원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에 대한 집중 지원을 통해 삶의 질 향상과 사회통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복권판매 수익금을 취약·소외계층 복지를 위해 환원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익사업은 물론, 법정배분사업의 경우에도 과학기술진흥, 문화재보호 등 기금 특성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서민·소외계층의 복지증진을 위해 주로 사용하고 있다.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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