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만 나이 통일법 시행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청에 법 시행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3.6.27 사진=연합뉴스.
만 나이 통일법 시행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청에 법 시행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3.6.27 사진=연합뉴스.

오늘부터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된다. 법률상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행정·민사상 나이는 모두 만 나이로 계산한다. 법령, 계약, 공문서 등의 나이도 만 나이 해석이 원칙이다. 만 나이 통일법으로 국민들은 지금까지 사용해온 우리 나이에서 1~2년씩 나이가 줄어든다. 그만큼 젊어지는 셈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나이 기준 혼용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지불해온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만 나이 통일법이 잘 정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에서는 세 가지 나이 계산법을 혼용해왔다. 태어나자마자 1살이 되는 세는 나이, 당해 연도에서 태어난 연도를 빼는 연 나이, 태어난 지 1년이 지나면 한 살이 되는 만 나이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나이 계산법이라고 한다. 나이 셈법이 이렇게 제각각이다보니 혼선이 일어나는 건 당연하다.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나이 계산만큼 예민한 것도 없다. 동년배들 끼리 서로 한 살을 속였느니 하면서 주먹다툼이 벌어지기 일쑤다. 나이 서열문화의 한 단상이다.

오랫동안 세 가지 나이 계산법을 사용해온 터라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 되도 당분간 혼선은 불가피해 보인다. 게다가 예외 사항까지 있다. 청소년보호법·병역법·초등학교 취학의 경우 개별법 적용에 따라 종전과 같이 연 나이가 적용된다. 청소년의 술·담배 구매 연령은 현행과 같이 연 나이 적용을 유지한다. 청소년 보호법상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는 주류와 담배 구입이 불가능하다. 나이 확인 과정에서 사업자들이 억울한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신경 써야 한다.

가뜩이나 위·변조된 신분증 때문에 골탕을 먹는 사업자들이 꽤 있다. 국민 10명 중 8명은 이런 사업자에 대해 행정제재나 형사처벌 등의 부담을 완화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대다수 국민들이 만 나이 제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연착륙할 거라 믿는다. 그렇다고 홍보를 게을리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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