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열 의장 비롯 새의장단 선출… 재건 돌입
의원들 역량 뛰어나지만 협력 시너지 미미
관계자 "잠재력 끌어올릴 제도적 장치 시급"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세종시의회’가 새 의장단을 선출하면서 지역민 신뢰를 되찾기 위한 ‘재건’에 돌입했다.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태동한 세종시는 대외적으론 ‘행정수도 완성’, 내부적으론 ‘자족기능 확충’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그만큼 집행부를 감시·견제할 시의회 본연의 역할이 중요시되는 것. 이순열 새 의장의 리더십에 따라 시의회의 위상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장을 바라보는 정가의 시각은 뚜렷하다. ‘열공하는 시의원의 대명사’, ‘의전을 중요시하지 않는 천사표 의원’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의장 옷’을 입은 만큼, 변화상이 요구되고 있다.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순열 의장의 무거운 어깨는 현재 큰 부담을 안기고 있을 것"이라며 "새 의장은 천사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의회 본연의 기능인 ‘집행부 감시와 견제’에 초첨을 맞춘 강력한 행보를 펼쳐 의회 위상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지 못할 경우 민심도 잃고, 집행부와의 느슨한 관계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세종시의회 총 20명의 의원은 재선 3명과 초선 17명이다. 수치상으론 정치적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드러난다. 의원 개개인별 역량은 뛰어나지만 ‘연대와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는 미미한 게 현실이다.

최민호 시장 취임 1주년과 맞물려 진행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의원들의 한계는 드러났다. 세종시청과 세종시교육청은 이번 행감 전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결과를 들춰봤을 땐 "일부 의원들의 지적이 부각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땐 그냥 앉아 있다 오면 되는 행감자리였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 같은 비아냥의 소리는 의원들의 뼈 아픈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무책임한 관리’까지 도마 위로 올렸다.

정가 관계자는 "뛰어난 몇몇으로 정치를 할 순 없다. 한명의 천재가 만명을 먹여 살리는 경제적 논리는 정치에선 통하지 않는다"면서 "특히 시의회는 동지적 관계에서의 연계와 그룹이 운집해 목소리를 내야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금 세종시의회의 현실은 ‘각자도생’이라는 쓴소리도 전달했다.

세종시의회를 재건하기 위해선 ‘SOS’가 시급하다. 정치적 경험이 뛰어난 인물을 초빙해, 정기적인 자문단 활동을 펼쳐 노하우 전수를 통해 의원별 역량을 최대한 높일 시점이다.

세종시의회 전직 한 시의원은 "현재 세종시의회 의원들은 개개인별로 뛰어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새롭게 자리를 한 이순열 의장의 감시·견제를 통한 포용의 리더십과 별개로, 각각 의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세종시의회 의원 일동은 최근 성명을 통해 "뼈를 깎는 고통인 분골쇄신의 각오로 혁신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업군 시의원이 아닌 세종시 미래를 위한 정치인으로 탈바꿈 시킬 나침반이 절실한 시점이다. 강대묵 기자

세종시의회 전경. 세종시의회 제공.
세종시의회 전경. 세종시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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