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빈·편집국 경제부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3년 4개월.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사태가 우리 삶에 머물렀던 기간이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고, 회사에 수습기자로 입사한 게 2020년 2월 10일. 병아리 신입이 4년 차 기자가 돼서야 코로나 사태는 드디어 걸음을 멈추고 있다.

오늘부터 3년 4개월 만에 대부분의 방역 조치가 해제된다. 코로나 확진자의 7일 격리 의무가 사라지고 5일 격리 권고로 변경된다.

이제부터는 공공시설, 대중교통과 같이 동네 의원과 약국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기자 생활의 시작부터 함께한 코로나가 감기처럼 일상화된다니, 감회가 남다르다.

코로나 사태는 크고 작은 일상들을 모두 바꿔놨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 강화됐을 때는 가족이라도 5인 이상 한자리에 모일 수 없어 명절 차례를 랜선으로 지내는 등의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언제나 사람들이 모여들던 대전의 ‘핫플레이스’인 중구 은행동과 대흥동, 유성구 봉명동, 서구 둔산동마저 팬데믹을 피해 가지 못했다. 코로나 시기 동안 사람 흔적이 사라진 곳을 참 많이 찾아다녔다. 그야말로 고독의 시기였다. 사람을 만나는 게 직업인데도 사람 흔적을 찾기 위해 늘 애를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대표적인 코로나 산물을 꼽으라면 키오스크이지 않을까 싶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식당과 카페 등에 손님이 줄고 만남을 피하는 시류까지 생겨나 여기저기 키오스크가 우후죽순 들어섰다. 코로나는 키오스크 상용화를 앞당겨 왔다.

사람의 자리를 기계가 대체할 수 있다는 미래의 상상이 이제 현실로써 목전까지 온 것이다. 이렇듯 코로나 사태 3년 4개월은 원하든, 원치 않든 모두가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였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이 있듯 돌이켜보면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온 우리 모두는 어떻게든 변화에 적응을 해왔다. 다만 숨 가쁘게 흘러가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미처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키오스크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 외국인, 어린이가 그랬고, 거리두기로 사람 간의 교류가 끊기고 온정이 사라지자 홀로 고독 속에서 명을 다하는 이들이 그랬다.

코로나 사태는 변화에 적응하는 법을 배우면서도, 사람마다 다른 각자의 변화 속도가 있다는 사실이 두드러진 시기였다. 또 그 안에서 서로 속도를 맞추며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 방법과 대안을 찾아가는 인간성의 가치가 중요하게 강조됐다고 본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또 다른 변화가 있을 터. 매일 처음 겪는 하루 속에서 코로나마저 배워야 했던 수습기자는 이제 4년 차 새내기로 새로운 변화를 맞닥뜨린다. 숱한 변화 속에서도 우리 삶 곳곳에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민이 이어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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