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희 한국산업인력공단 대전지역본부장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사회적 반향과 함께 AI 기술 발전에 따른 노동시장의 지각 변동과 전통적 의미의 일자리 소멸을 예상하는 견해도 빈번한 가운데, 지난 2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설문 결과가 자못 흥미롭다.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3분의 1이 챗GPT 사용경험이 있고 빈번히 사용하는 비율도 5.6%에 달하지만, 그 결과를 "매우 신뢰한다"는 비율은 1%에 채 미치지 못한다 하니 열풍과 인식 사이에 간극을 마주한다.

올해 근로자의 날을 맞이해 한국산업인력공단(이하 공단)에서 국가기술자격 응시 동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응시자는 최근 10년간 20%이상 지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특히 2022년도 전체 응시자 160만명 중 근로자 응시인원은 55만 6000여 명으로 2013년도 34만 8000명에서 20만명 가까이나 늘어난 것은 괄목할 만한 수치다. 이는 고도화된 첨단 기술의 효율과 유용성이 인간의 산술적인 능력을 상회할수록 산업현장에서는 근로자에게 단순 기술(technology)에서 나아가 숙련(skill)을 거쳐 신뢰(qualified)할 수 있는 차별화된 능력에 대한 인증을 요구하고 있으며, 국가자격 수요의 증대라는 필연적인 결과로 귀납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현상은 ‘공신력’이 최우선이 돼야 하는 국민들의 생활, 안전, 생명과 재산에 밀접한 직군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인적자원개발과 고용창출을 통한 국민경제·복지의 발전을 존립 목적으로 하는 공단이 AI기술로는 ‘대체될 수 없는’ 핵심인력의 역량인증과 양성의 역할 수행에 막중한 책임감을 절감하는 지점이다.

공단은 산업현장의 수요와 디지털 플랫폼 구축의 정부 정책에 발맞춰 미래 핵심사업으로 ‘국가자격 디지털 전환’을 기치로 경영 전반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민의 보편적 응시권을 보장하고 미래변화에 대응하여 일자리에서 가치 있는 국가자격 확립을 위해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그간 집필식으로 이뤄지던 시험을 전면 디지털전환(DT)해 국민의 자격접근성과 편의성을 증대하는 한편, 행정자치부 및 민간포털·플랫폼 연계를 통해 국가자격증을 모바일로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게 개편했다. 향후 연간 400여 만명에 달하는 국가기술자격 수험자 빅데이터를 활용해 수험자별 ‘자격시험 결과 피드백’을 제공하고, 맞춤형 취업정보 및 취약한 직무능력을 진단해주는 ‘자격비서 서비스’도 출범 예정에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대전지역본부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달 27일, 대전·충청 권역 최초로 일 최대 1000여 명 이상 응시 환경을 구비한 대전디지털시험센터(대전DTC)를 개소했다. 우송정보대학 동캠퍼스에 위치한 대전DTC의 개소로 권역 내 수험자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게 응시할 수 있는 기회가 획기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교통의 요지에 자리해 지역 인프라구축과 경제활성화 역할 수행도 기대된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기사 제2회 필기시험에는 3400명의 수험자가 이곳 대전 DTC에서 시험을 진행중에 있다.

대전DTC가 미래산업에 있어 대체될 수 없는 핵심 인력 양성의 산실로 기능하기를 바라며 공단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민의 삶에 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 공공기관으로 거듭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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