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폐수 처리문제에 자체 경영투자심의도 통과 못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
LH(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추진 중인 공동주택건설사업 추진 여부가 안갯속이다. 이미 보상까지 끝난 상황에서 오폐수 처리 문제와 함께 LH의 자체 경영투자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진퇴양난에 처하게 됐다.

15일 청주시와 LH에 따르면 LH는 오창읍 장대리 381번지 일원에 청원오창지구 1·2블록 공동주택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부지 6만 5394㎡에 행복주택 794세대, 공공임대 827세대 등 1621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15년 제8차 행복주택 후보지선정협의회에서 청원오창지구가 선정되면서 구체화됐다. 1블럭에는 16㎡~46㎡ 이하 규모의 행복주택 320가구와 국민임대주택 474가구가 건립되고, 2블럭에는 59㎡~69㎡ 이하 규모의 10년 임대의 공공임대주택 828가구가 건설될 예정이었다. 애초 1블록은 2019년 12월, 2블록은 2020년 3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아직까지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오수처리 문제가 불거졌다. 공동주택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오수 처리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청원오창지구는 오창하수처리장에서 하수를, 오창폐수처리장에서 폐수와 오수를 처리할 예정이었다.

애초 청주시에서는 이 같은 대책에 난색을 표했다. 오창하수처리장의 시설용량이 1일 3300㎥인데 이에 근접한 1일 최대 2900㎥가 유입돼 가동 중에 있어 여유용량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오창 지역에 여러 산업단지 신설이 계획되고 방사광가속기 후보지로 선정되는 등 개발수요가 커지자 청주시는 자체 논의를 통해 조건부로 청원오창지구의 오수를 오창폐수처리장에서 연계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 조건은 폐수처리기본계획을 변경 후 LH가 약 120억원을 부담해 오창폐수처리시설을 증설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2018년에는 오창폐수처리장의 하수처리용량(1일 1만 6000㎥)에 여유가 있어 오수의 폐수처리장 연계가 가능했지만 2021년 기준으로 1일 1만 9000㎥의 하수가 유입되고 있어 오창폐수처리장의 증설 없이는 연계처리가 어렵다는 것이 청주시의 입장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청주시도 오창 지역의 개발수요가 많아지면서 행복주택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행정적 지원을 하려한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오폐수 처리는 사용자 부담이기 때문에 LH에서 적절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LH 충북지사도 이 사업을 추진하고 싶지만 LH의 자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LH는 지난해 6월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됐고, 이후 경영투자심의가 더욱 엄격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오창지구는 사업성이 부족함에도 지난 2월 경영투자심의에 제출됐지만 부결됐다. 이미 330여억원의 보상비도 지급된 상황에서 경영투자심의에 가로막혀 LH 충북지사는 이도저도 못 할 상황이다. LH 충북지사 관계자는 "여러 이유로 지체되고 있지만 LH 충북지사 입장에서도 꼭 해야 할 사업"이라며 "돌파구 마련을 위해 관련기관과 더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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