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경제불황 영향 짠테크 대세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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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극단적인 절약과 ‘짠테크(짜다+재테크)’를 실천해 생활비를 아끼자는 일명 ‘거지방’이 뜨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성공이나 부를 뽐내거나 과시한다는 의미의 플렉스(Flex)나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등의 문화와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생활방식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는 치솟은 물가와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거지방’을 검색하니 수백 건의 그룹채팅방이 검색됐다. 거지방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으며 익명으로 절약을 목표로 지출 내역을 공개하고 답변을 받는 채팅방이다. 또 절약 방법 등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MZ세대가 이용자의 대부분이었지만 현재 중장년층, 여성 전용방, 청주(지역)방 등 점점 확산되는 분위기다.

청주시 개신동에 거주하는 사회초년생 A(29) 씨는 최근 거지방에 푹 빠져있다. A 씨는 한 달 전부터 거지방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또 채팅방을 이용한 뒤 한 달간 절약한 비용은 30만원에 달한다.

A 씨는 “예전에는 커피, 물을 사 먹거나 택시를 타는데 비용을 아끼지 않은 것 같다”며 “거지방에 택시를 탄다고 하면 혼이 나고 커피나 물을 사 먹는다고 하면 탕비실을 이용하거나 휴대용 물병으로 담아 다니라는 조언을 듣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지출을 아껴 모으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돈이 절약돼서 놀랐다”며 “이런 것을 혼자서 했다면 궁상맞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다들 응원을 하고 놀이로 즐기는 분위기라 지출을 아끼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봉명동에 거주하는 B(35·여) 씨도 거지방을 통해 절약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B 씨는 “거지방에 짠테크에 대한 질문으로 도움을 받고 있는데 핸드폰 요금제를 통신사에서 알뜰폰으로 바꾸고 저렴하게 식사를 해결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절약을 하고 있다”며 “필요한 물건을 살 때도 채팅방에 질문을 하면 대체할 수 있는 저렴한 물건 등을 알려줘 실제로 사보니 비싼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지방’이 유행하자 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C(30) 씨는 “거지방이 유행해서 들어가 봤더니 자기소개부터 방 규칙으로 ‘거지입니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등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현실적인 조언도 있었지만 수십㎞를 걸어가라고 하던지 목이 마르면 비를 기다리라는 등의 비현실적인 조언도 많아 주의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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