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들이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들이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의달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부부의날 등 가족을 위한 기념일도 많지만, 무엇보다 건강한 가정을 위해 이웃은 물론 사회구성원들이 모두 노력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모두가 행복해야 할 가정의 달에는 유독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이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한다. 지난해 5월 발생한 조유나 양의 실종사건은 조양과 부모가 탄 차량이 바다 속에서 발견되며 일가족이 모두 숨지는 참변으로 끝이 났다.

10살에 불과한 꽃 같은 아이가 투자 실패로 생활고를 겪던 부모와 함께 안타까운 생을 마감하면서 행복해야 할 가정의 달의 비극으로 기록됐다. 가정의 달을 앞둔 지난달 전세 사기로 큰 피해를 입고 견디다 못해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인천의 30대 여성 역시 따뜻할 것만 같았던 자신의 집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다. 최근에는 연령대와 관계없이 홀로 거주하는 1인 가구 수가 크게 늘면서 생활고 등 경제적인 부분뿐 아니라 고독이라는 문제도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국내 1인 가구는 매우 가파르게 상승 중인데, 2016년 전체 가구의 27.9%였던 1인 가구 비율이 2021년에는 33.4%로 5년 새 176만8000여명(5.5%)이 늘어났다.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대전으로 전국 평균보다 무려 4.2%p나 높은 37.6%다. 경제 문제, 취업 등을 이유로 1인 가구는 증가 추세지만, 지역사회 구성원의 3분의 1 이상이 1인 가구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65세 이상 독거노인 가구 비율도 2017년 7.0%에서 8.5%로 늘었고, 농어촌이 밀집한 도 단위 지역은 12%를 훌쩍 넘는다.

1인 가구와 고령 인구 증가는 고독사에 대한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고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 2020년 1인 가구의 가처분소득 기준 상대적 빈곤율은 47.2%로, 전체 인구 빈곤율 15.3%보다 3배 이상 높았다. 65세 이상 노년 1인 가구 빈곤율은 72.1%나 됐다. 최근 전세사기 피해에서 보듯 경제적 빈곤은 극단적 선택이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정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의 적극적이고 즉각적인 해결방안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나아가 이웃과 마을, 그리고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소외된 이들에게 따뜻하고 안전한 가정이 될 수 있도록 주위를 되돌아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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