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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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지난주 또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다. 아이돌 그룹 ‘아스트로’ 멤버 문빈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내용이었다. 겨우 25살 꽃다운 나이였다. 그는 유명한 연예인이었다. 아이돌을 모르는 나조차도 알 정도였다. 내 기억 속 그는 노래와 춤 실력이 대단했고 웃는 모습이 참 예뻤다. 또 충북 청주 출신인지라 묘한 동질감도 있었다. 그는 예의 바르고 싹싹한 호감형 연예인이었다. 아역배우로도 활동했으며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도 출연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성장기를 지켜본 사람이 많다. 그렇기에 더욱 그의 끝을 믿을 수 없다. 너무 이른 이별이었다.

☞아이돌의 삶을 생각하게 된다. 문빈은 7년 넘게 연습생 생활을 했다. 아역 모델을 하다 자연스럽게 연예인이란 꿈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는 그룹 아스트로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예능에도 출연하며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갔다. 음악 프로그램 MC를 맡기도 했다. 그러면서 콘서트, 화보 촬영 등의 스케줄도 소화했다. 최근엔 같은 그룹 멤버인 산하와 듀엣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는 연예인의 꿈을 이루고 행복했을까. 감히 그의 마음이 어땠는지 짐작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 행복하기만 하진 않았을거다.

☞아이돌은 뭐든 쉽지 않다. 일단 연습생이 되는 것조차 힘들다.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그렇게 연습생이 되면 이젠 데뷔가 쉽지 않다. 수만 명 중 수십 명만 데뷔한다. 그렇게 겨우 데뷔를 해도 뜨기가 쉽지 않다. 수십 명 중 몇 명만 유명해진다. 설령 유명해진다 해도 어려움은 있다. 모든 게 공개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제한된 삶을 살게 된다. SNS 한 줄, 말 한마디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말과 행동이 생중계되기 때문이다. 일거수일투족이 찍히고 보여진다. 스케줄도 살인적이다. 일주일에 외국 두세 곳 가는 것은 기본이다. 잠은 부족하고 가족조차 볼 시간이 없다. 그렇게 얻은 인기도 잘못하면 한순간에 사라진다. 사랑해 주던 팬들도 한순간에 돌아선다. 물론 힘든 만큼 많은 돈과 명예를 얻을 순 있다. 하지만 어딘가 허할 수밖에 없는 허울 좋은 직업이다.

☞아이돌의 눈물조차 판매하는 사회다. 문빈의 동료와 친구는 같은 연예인이다. 심지어 여동생도 아이돌이다. 문빈의 비보가 알려졌을 때, 같은 그룹 멤버이자 절친인 차은우는 외국에 있었다. 그의 슬픔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누가 봐도 힘들 상황이다. 그런데 기자와 유튜버들은 친구를 잃은 그의 슬픔을 ‘찍기 위해’ 애썼다. 공항까지 가서 입국하는 그의 모습을 생중계했다. 사이버 렉카들은 다른 연예인의 장례식 영상까지 짜깁기했다. 그렇게 그의 죽음을 악용해 조회수를 올렸다. 그 아름다운 청년은 죽은 뒤까지 자유롭지 못했다. 요즘 아이돌들은 많은 걸 배운다. 외국어부터 교양까지 교육을 받는다. 진짜 필요한 건 마음을 위한 상담 아닐까. 문빈은 생전 "힘들어도 자신이 선택한 일이니 감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과연 감내해야 할까. 정말 힘들면 포기해도 되지 않을까. 유턴도 괜찮다. 아름다운 청년의 명복을 빈다.

김윤주 뉴스플랫폼 부장 maybe041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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