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호 한국수자원공사 그린인프라부문이사

최근 3高 위기로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 또한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전 세계가 2050 넷제로(Net-Zero) 실현과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후테크와 관련 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기후테크는 기후(Climat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에 기여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모든 혁신기술을 의미한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 블랙록 등 주요 금융기관의 기후테크 투자는 2021년 370억 달러(46조원)에서 지난해 701억달러(86조원)로 증가했다. 경제위기로 인한 투자 혹한기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기후테크의 중심에 물산업이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물위기는 지구촌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유례없는 집중호우, 도시침수, 남부지방의 가뭄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물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기술이 요구되고 있으며, 관련 물산업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GWI에 따르면 글로벌 물산업이 2027년 1300조원 규모로 성장한다. 또한 미국 Techcast Global는 2040년 1326조원 규모의 새로운 하이테크 물시장이 추가로 생길 것으로 전망한다. 가까운 시기에 최소 2600조원 이상의 물산업 시장이 형성된다는 의미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신성장동력의 핵심인 물산업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혁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2017년 전담조직을 신설해 창업지원, 기술개발·실증, 해외 판로개척까지 물분야 혁신기업들의 성장사다리를 구축했다. 또한, 물산업 유니콘(기업가치 1.2조원 이상) 탄생을 위해 자체자금 약 1000억원을 출자해 2025년까지 4600억원 규모의 물산업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더 나아가 K-테스트베드 운영기관으로서 인프라를 모두 개방해 상시 실검증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기부의 창업지원사업과 환경부의 국민참여형 창업공모전의 주관기관으로서 이들 사업을 전략적으로 연계해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플랫폼이 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원스톱 지원체계를 활용해 2018년부터 현재까지 물관련 혁신스타트업 174개를 발굴해 고속성장을 지원하고 있으며, 2022년 기준 약 1400억원의 매출과 615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또한,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3회 연속 사내벤처 운영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수퍼빈’이라는 예비 유니콘 기업을 배출했으며, 성과 확산을 위한 노력도 지속 중이다. 미국의 CES 2023에서 10개 제품이 혁신상을 수상한 것도 주요한 결실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전세계가 인정하는 ICT 강국이다. 특히, 세계 물기술 특허의 20%를 보유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크다.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으로 큰 변화가 일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물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고 기후테크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공공과 민간이 긴밀하게 협업하면 물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키울 수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반세기 이상 국민과 함께 성장한 대한민국 대표 물 전문 기업이다. 앞으로 국민과 기업들의 니즈를 반영해 물산업 혁신과 성장 속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성장한 물분야 스타트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해 세계 물시장을 주도하고, 물산업을 중심으로한 기후테크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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