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경 대전시립미술관장

봄이다. 올해는 꽃이 일찍 피어 여기저기 백화만발 만화방창(百花滿發 萬化方暢)이다.

2023년 대전시립미술관은 세계, 한국, 지역을 키워드로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미술에 대한 작품꽃을 피워 시민들에게 선사하고, 지역작가들의 활동 무대를 넓혀 작가꽃을 키워보고자 한다.

우리 미술관은 격년제로 개최하는 ‘세계유명미술특별전’으로 《미래저편에 : 대전 1993/2023》을 개최한다. ‘93 대전엑스포를 기념해 개최됐던 《미래저편에》를 30년 만의 복원, 재연하는 전시다.

프랑스 퐁피두센터 초대 관장이자 전설적인 큐레이터였던 퐁튀스 홀텐과 서울미술관장 임세택이 공동 기획한 이 전시는 국외 예술감독이 기획한 국내 전시의 최초 사례다. 이번 ‘재전시’를 통해 당시 출품했던 국내외 작가 35명을 소환하여 전시를 구성한다. 당시 제작된 원작과 최첨단 과학기술을 도입한 메타버스로 진행되는 이 전시는 예술과 과학이 융복합된 새로운 관점으로 우리의 시선을 이끌 것이다. 이미 많은 보도 통해 시민들이 기대를 하는 ‘이건희 컬렉션’은 세기의 기증이라 불리는 타이틀에 맞게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작품 중 1930년부터 2000년대까지 제작된 한국근현대미술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 50여 점이 전시된다. 《이건희컬렉션과 신화가 된 화가들》로 구성한 이 전시에는 박수근, 유영국, 이중섭, 장욱진 등 국민들의 정서와 한국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을 외부 소장처로부터 30여점을 추가로 대여해 시민에게 작품을 보는 기쁨과 감동을 선사하고자 한다.

다음은 지역과 청년작가 육성에 포커스를 맞춘다. 지역 청년작가를 발굴, 육성하기 위해 미술관 개관 초기부터 운영하고 있는 《넥스트코드》 전시는 올해도 공모를 통해 작가를 선정해 전시를 개최한다.

또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대전창작센터(미술관 분관)는 올해부터 공모를 통해 기획자를 선발, 지원방식으로 전시를 개최한다. 이 사업 ‘DMA캠프’는 참여자에게 기획부터 전시까지 개방함으로써 미술인의 역량을 진작시키고, 전문가와 시민·기관과 예술인의 직접적이고 전략적인 소통을 지원해 신진 미술 콘텐츠를 발굴하고자 한다.

‘소장품 수집’은 미술관을 성립하는 핵심적인 요소며 미술관의 성격을 규정하고, 후대에 물려줄 유형의 자산으로도 그 가치를 발하는 미술관의 주요 사업이다. 올해는 예산이 대폭 증액돼 수준 높은 작품 및 지역작가의 작품을 수집할 기회가 확대됐다. 지난해 공립미술관 최초로 개관한 ‘열린수장고’는 미술관 소장품을 상시 감상할 기회를 제공하게 된 것도 반가운 일이다.

대전의 미술문화는 이제 도약의 발판이 마련됐다. ‘국립현대미술관 대전관’이 오는 2026년 개관을, 카이스트 내 미술관도 오는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한다.

또 한국 도예계 거장 ‘이종수미술관’ 건립을 위해 유족으로부터 작품 기증 절차가 진행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제2시립미술관도 건립 예정이다. 이러한 변화로 지역에 다양한 문화향유의 기회가 확대되고, 전시 발표의 장이 넓어지게 돼 시민과 작가들의 미술활동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류문화 도시 대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해 생동하는 미술관이 될 것을 약속 드리며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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