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한 대면행사 수요 수용 못해
인근 호텔 수요 몰려… 갑질도 기승
일일 대관에도 숙박 예약 조건 붙여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충남혁신도시이자 도청 소재지인 내포신도시가 조성된 지 약 1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세미나와 컨퍼런스 같은 대형 행사를 열 수 있는 컨벤션시설이 부재하다.

코로나19 확산세 완화와 함께 급증한 대면 행사 수요를 내포가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내포 인근의 컨벤션 기능이 있는 호텔 등에서는 일종의 ‘옵션’을 끼워 대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예약이 어려운 실정이다.

2일 충남도에 따르면 내포 중심상가 맞은편에 호텔과 종합쇼핑몰, 터미널 등이 들어설 수 있는 상업특화용지(C2)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현재 3만 1293㎡ 크기의 C2에는 아파트 분양홍보관만 있을 뿐, 컨벤션센터나 호텔 등의 개발 사업은 감감무소식이다.

C2가 용지 설정 취지대로 활용되지 않으면서 내포에는 대형 행사나 세미나를 전문으로 하는 컨벤션센터나 연회장과 숙박을 겸한 컨벤션호텔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상업특화용지에 호텔과 쇼핑몰, 터미널을 결합한 복합공간을 계획 중이나 짓겠다는 사업자를 못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내포에 컨벤션센터 기능이 없으면서 행사장 대관 수요는 예산, 홍성 등의 인근 호텔로 몰리고 있다. 특히 내포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컨벤션호텔에서는 최근 연회장 일일 대관에도 숙박시설을 예약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은 것으로 파악됐다.

내포 인근의 한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에서는 소규모나 당일 행사로도 (연회장) 예약을 받았는데, 거리두기가 풀리고 행사 문의가 많이 늘어 숙박 팀 위주로 예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내포 소재 민간단체 관계자는 "내포신도시에는 컨벤션센터가 없다보니 인근의 호텔에 내년 행사 대관까지 미리 했다"며 "대관비 자체도 예전보다 많이 올랐는데 필요 없는 숙소에까지 돈을 내라고 하니 완전 갑질이다"고 토로했다.

내포의 컨벤션 수요는 향후 수도권 공공기관의 혁신도시 이전에 따라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응하는 인프라 조성이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노신 호서대 글로벌통상학부 교수는 "내포 인근으로 범위를 넓혀도 대형 행사를 열만 한 곳이 하나뿐이다"며 "앞으로 많은 기관이 더 들어서는 만큼 컨벤션 기능을 갖춘 장소가 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내포신도시. 충남도 제공
내포신도시. 충남도 제공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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