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반려인 25만명 시대
보양식당 줄줄이 문 닫아

염소탕. 사진=연합뉴스.
염소탕.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진로 기자] 삼계탕과 보신탕은 서민들의 여름철 대표 보양 음식이었다.

예전 복날이면 삼계탕집과 보신탕집 앞에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낯설지가 않았다. 복날이면 이들 보양 음식점집은 예약이 필수였다.

그리 오래 전 일도 아니다. 불과 10여년 전 일이다. 당시 삼복더위에 최고의 음식 중 하나가 보신탕이었다. 젊은 청춘 남녀가 보신탕을 먹는다고 해도 그리 이상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렇다고 모두가 보신탕을 즐겨먹었던 것은 아니다.

보신탕을 먹기 전에 상대방에게 개고기를 먹느냐는 "개혀?"란 충청도식 사투리가 유행했던 사실에서도 이를 잘 알 수 있는 듯하다. "개혀?"란 질문에 개고기를 먹으면 "개혀"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흔하던 보신탕집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보신탕을 찾는 이들이 줄어들면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식당들이 하나 둘 문을 닫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0여년 전만해도 청주에도 유명한 보신탕집이 여럿 있었다.

청주지역 보신탕집은 홍기와(사직동)와 청기와(가덕면)가 유명했다.

또 남주동 삼성영양탕, 금천동 조아식당, 용암동 용암식당, 용정동 천농장, 우암동 화선집 등도 보신탕 애호가들이 즐겨찾던 식당이었다. 이들 식당 중 지금껏 영업을 하는 곳은 2~3곳에 불과하다. 이처럼 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청주 대표 보양식당들이 줄줄이 문을 닫은 것은 반려동물 인구가 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청주시 반려동물 인구가 25만명으로 추산되면서 보양 문화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개고기를 대체할 보양식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 개고기를 대체할 보양식으로 염소 고기가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 염소 고기 수요가 늘면서 서민들이 한 끼 보양식으로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보신탕 애호가를 자처하는 한 퇴직 공무원 A 씨는 지금도 개고기를 먹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주변에 마땅한 식당을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개고기를 먹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워 자제하고 있다고 푸념한다. A 씨는 "옛날 여름철에는 일주일에 2~3번 개고기를 먹으러 가곤했다"면서 "요즘은 반려견을 기르는 가정이 늘면서 개고기를 먹는 인구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 같다"고 밝혔다.

A 씨는 이어 "지인들도 지금은 개고기 대신 염소탕을 보양식으로 주로 먹고 있다"면서 "하지만 염소탕 가격이 2만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격이 부담스러워 자주 찾지는 못하고 모임 등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김진로 기자 kjr604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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